국내 4대 가상(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를 바라보는 카카오(035720)의 속내가 복잡하다. 가상화폐 붐이 일면서 두나무에 대한 지분법 평가익이 카카오톡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 속에 사회적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자칫 비난의 표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001200)은 8일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와 관계사(케이큐브벤처스 등)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23.1%의 가치를 총 3조6,870억원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는 카카오가 운영하는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4조2,048억원)의 평가 가치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두나무 지분 평가액이 반영되면서 카카오와 계열사의 전체 기업가치는 14조원을 넘어섰다.
카카오는 지난해 4·4분기부터 업비트를 앞세운 두나무의 실적을 지분법 이익으로 반영하면서 재무 개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첫 분기에 카카오가 최소 100억원 이상의 지분법 이익 상승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두나무의 성공 가능성은 높게 볼 수밖에 없다”며 “지분을 가진 카카오의 평가 가치도 같이 올라가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가상화폐로 큰돈을 잃거나 주변인의 거래 성공담에 상실감을 느끼는 등 사회적 부작용이 심해지는 점은 카카오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가상화폐 거래소를 카카오가 직접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두나무 설립 초기부터 투자와 협력으로 관계를 쌓은 만큼 사회적으로 비판의 화살도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두나무가 업비트 출시를 발표한 이후에 카카오가 별도 입장 자료를 통해 “가상화폐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지민구기자 mingu@
- 지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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