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의 경영전문대학원(MBA) 등이 앞다퉈 블록체인·암호화폐를 정규 과정으로 채택하고 나섰다. 스탠포드 MBA가 암호화폐 과정을 신설하고, 조지타운과 펜실베니아 와튼 경영대학원이 과목을 추가하면서 블록체인·암호화폐를 정규과정으로 채택하는 MBA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탠포드 MBA가 오는 5월 ‘암호화폐(Cryptocurrency)’ 풀-타임 과정을 새로 만든다. 스탠포드 MBA가 암호화폐 과정을 신설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등에서 세계 1위 과정으로 꼽을 정도로 명망이 높아 다른 MBA들이 벤치마크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스탠포드가 암호화폐를 받아들이는 데는 학생들의 노력이 컸다. 이따마르 오르 스탠포드 MBA 학생은 “(암호화폐) 관련 과목 수가 너무 적다”며 “그나마 일시적 과정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교육과정 목록에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과목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12명의 학우를 모았다. 그는 “우리 중 많은 이들이 블록체인과 관련된 직업을 갖게 될 수 밖에 없고, 블록체인을 배워두면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교수와 동문에게 호소했고 학교 측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실제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은 학생들의 졸업 후 진로와도 연결된다. 지난해 스탠포드 MBA 진학 통계에 의하면 졸업생의 32%가 금융분야, 7%가 벤처캐피탈 영역에 발을 들였다. 투자 분야 데이터 분석업체인 ‘피치북(Pitchbook)’ 자료에 의하면, 벤처캐피탈 기업들이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한 규모는 지난해 900억 달러가 넘었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와튼 MBA도 이번 가을 케빈 워바흐 교수가 강연하는 ‘블록체인, 암호화폐, 그리고 분산원장기술’ 수업을 새로 만들었다. 와튼 MBA는 포브스지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워바흐 교수는 “지금이 블록체인을 가르쳐야 하는 결정적 단계”라며 “가까운 미래에 실질적인 현상이 비즈니스 영역에 나타나는 것을 목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은 리플, 코인베이스 등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존 제이콥스 맥도너 전무는 “월스트리트와 컨설팅 회사도 신입사원들에게 블록체인 지식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그는 “(교육기관들은) 학생들에게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며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하고 적용할 줄 아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블록체인 기술로 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원재연 인턴기자 wonjaeyeo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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