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록체인 기술과 비트코인 선물거래에 관심이 많은 나스닥
스타트업의 자금조달 방식이 주식발행을 통한 IPO(기업공개)에서 코인을 발행하는 ICO(암호화폐공개)로 옮겨가면서 전 세계 벤처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미국 나스닥(NASDAQ)시장도 암호화폐 쪽으로 한 걸음씩 옮겨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올 상반기 중에 시작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나스닥이 암호화폐 선물을 취급할 경우, 시장에는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나스닥은 2015년부터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갖고 상당한 연구를 해 왔다. 지난해 말부터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차분히 준비해 오면서 시작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아데나 프리드먼 나스닥 최고경영자(CEO)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는 앞으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며 “문제는 시장이 성숙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전한 시장이 형성된다면 나스닥은 틀림없이 암호화폐 거래를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스닥은 ‘규제 안정화’를 가장 큰 변수로 꼽는다. 그는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암호화폐공개(ICO) 규제는 필요하며 옳다”고 지지하면서 시장이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암호화폐 거래소와 손 잡고 한 발 더 나아갔다. 비트코인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윙클보스 형제가 운영하는 ‘제미니’와 기술지원 제휴를 맺었다. 카메론 윙클보스 제미니 공동창업자는 성명을 통해 “앞으로 몇 달 동안 암호화폐 거래시장을 감독하기 위해 나스닥의 SMARTS 감시기술을 이용할 것”이라며 “개인과 기관이 안전하게 거래하기 위한 시장규칙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나스닥은 일찍부터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에 관심을 두고 준비해왔다. 나스닥 모회사인 나스닥OMX 그룹은 2015년 비트코인의 거래기술인 블록체인을 비상장사 주식거래 프로그램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빠르고 저렴한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비트코인 선물에 대한 거래는 지난해부터 준비해 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나스닥이 2018년 2·4분기부터 비트코인 선물을 취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프리드먼 CEO는 “비트코인을 거래 가능 자산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논의 중”이라며 “선물 출시는 아직 초기 단계”라고 한 발 뺐다.
그러나 석 달 전인 지난 1월 말에는 “암호화폐 선물 출시 방안을 지속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진행 중인 상황을 밝혔다. 그러면서 “상품수요와 적절한 규제적용 여부, 리스크 관리 등 다방면으로 분석 중”이라며 “지난해 12월 출시된 시카고옵션거래소나 시카고상품거래소 상품과는 다르게 주식보다는 투자의 성격이 강하다”고 차별점을 부각 시켰다.
업계에서는 꾸준히 암호화폐 거래 준비를 해 온 나스닥이 언제 시작을 할지 관심이 많다. 자금이 ICO 쪽으로 몰리기 시작하면서 나스닥도 조만간 준비해 온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황보수현 인턴기자 soohyeonhb@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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