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준비생 신 씨. B 기업 입사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동사무소를 찾았다. 부랴부랴 찾아가 700원을 내고 필요한 서류를 받았다. 다음 달 C 기업 지원에 필요한 서류를 찾다가 B 기업에 연락했지만 “파기했다”는 얘기만 들었다. 신 씨는 다시 성적증명서부터 영어성적 증명서, 주민등록 원본 등 각종 서류를 하나씩 다시 발급 받았다.
취업시즌이 오면 취업준비생들은 기업들이 요구하는 증명서를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기업마다 증명서를 요구하기 때문에 같은 증명서를 매번 준비해서 제출해야 한다.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닌데,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듯도 하다.
29일 고용노동부는 정책연구용역 과제 중 하나로 ‘블록체인 기반의 채용정보제공 시스템 구축방안’을 준비 중이다. 취직을 위해 매번 같은 증명서를 주고 받는 것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크다고 보고 블록체인 기반의 채용 정보제공 시스템을 구축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채용 정보제공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한 후 가능하다면 실제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가 구축하려는 블록체인 시스템은 구직자가 디지털ID(신원 정보)를 블록체인에 저장한 후 기업과 발급기관에 자신의 신원정보를 보내면 기업이 증명서 발급기관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직접 받는 방식이다. 기업은 정확한 정보를 받을 수 있고, 구직자는 증명서 발급을 부담을 덜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용역 입찰을 통해 블록체인 플랫폼의 기술적 특징과 인증형식 등을 검토하고, 채용과정에서 필요한 증빙자료와 정보제공 기관의 범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정보의 양과 수요 등을 고려해 해당 블록체인 시스템에서 구동이 가능한지 여부도 확인한다. 이후 기업과 발급기관 간 P2P 정보 거래 방식도 연구할 계획이다.
블록체인이 다양한 사업에 접목되면서 고용노동부는 물론 관세청·한국조폐공사 등 다른 공공기관들도 블록체인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정부 주도의 ‘블록체인 사업발전 기본계획’이 진행되면서 힘이 실린 모양새다. 정부는 올해 블록체인 기술개발사업에 100억원을, 기반구축과 시범사업에 4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기술개발 예산 40억원, 시범사업 14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공공기관들도 블록체인의 보안성, 처리 속도, 비용감소 등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사업규모를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다. /신은동 인턴기자 edshin@decenter.kr
- 신은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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