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해킹사고로 암호화폐 거래소 보안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해킹 전적이 없고, 전문 리서치 업체로부터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곳은 바이낸스와 후오비 단 2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평가지표가 객관적이지 않고, 해킹에 안전지대는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제대로 된 보안평가 지표가 없어 갈 곳을 잃고 애만 태우는 상황이다.
21일 암호화폐 전문 매체 CCN은 여태껏 해킹사고가 없는 거래소로 미국의 코인베이스(Coinbase), 제미니(Gemini), 비트렉스(Bittrex), 크라켄(Kraken), 비트멕스(Bitmex) 등 5곳과 중국계 바이낸스(Binance), 후오비(Huobi), 한국의 업비트(UPBit)와 코빗(Korbit) 등 총 9곳을 꼽았다.
이날 현재 코인힐스 거래량 기준으로 암호화폐 1위 거래소는 일본의 ‘비트플라이어’다. 이곳은 해킹사고가 난 적은 없지만 기준에 들지 못했다. CCN이 꼽은 9곳 중에 거래량이 가장 높은 거래소는 거래량 2위인 바이낸스다. 그 뒤로 후오비 4위, 크라켄 15위에 올라 있다. 업비트는 6위를 차지했지만, 코빗은 47위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 미국계 비트렉스는 22위, 제미니 39위 등이다.
CCN은 “코인레일 해킹이 발생한 지 10여 일 만에 상위권 거래소인 빗썸마저 해킹에 노출되면서 암호화폐 시장 전체가 신뢰를 잃고 있다”며 “해킹이 없었던 몇몇 거래소는 서비스나 보안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암호화폐 전문 리서치 업체인 토큰인사이트는 전 세계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를 평가해 ‘AAA’부터 ‘D’까지 10개 등급으로 순위를 매긴다. 평가는 보안체제, 상장된 코인과 토큰의 수, 트랜젝션 비용, 거래량 등을 종합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빗썸은 ‘상당한 보안 위협과 위험에 노출’돼 있는 ‘B’등급을 받았다. A등급을 받은 곳은 바이낸스, 비트플라이어, 후오비, 오케이엑스 등 단 4곳에 불과했다. CCN이 보안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고 평가한 업비트는 다른 평가에서는 ‘BBB’ 등급으로 중간 수준에 머물렀다.
CCN과 토큰인사이트의 평가에 대해 업계에서는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 지표의 객관성이 떨어지고, 절대적 평가기준이 아니라는 이유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해당 평가기준을 알고 있다”면서도 “해외평가 기준이 국내의 정확한 보안 상황을 파악했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빗썸·코인레일 사태로 업계가 보안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며 “거래소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스템 확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거래소의 잇따른 보안 문제로 불안해 하는 투자자들은 참고할 만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투자자들은 본인들이 이용하는 거래소가 해킹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한지 불안해 한다. 특히 뚜렷한 정부지침이나 규정도 없고 사고가 나면 구제받기도 막막한 상황에서 안전한 거래소를 이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외 상위거래소가 전 세계 물량의 대부분을 처리하고 있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며 “거래소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사고가 났을 때 대응방안 등 여러 측면을 살펴보고 거래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은동 인턴기자 edshin@decenter.kr
- 신은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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