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3~4일에 한 번씩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는 반면 여기 대한민국에서는 그렇지 못합니다. 블록체인으로 아이디어를 실현하고자 하는 청년, 기획자, 개발자 등이 즐기면서 취업기회와 교육을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유럽에는 ‘파이어니어스(Pioneers)’라는 대규모 해커톤 행사가 있다. 파이어니어스는 단순히 행사를 개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뛰어난 아이디어를 보여준 유럽 청년들을 도와 창업을 지원하고 유럽 최대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태원(사진) 글로스퍼 대표는 이 같은 파이어니어스 모델이 국내에 절실하다고 봤다. 그리고 직접 이런 행사를 열었다. 14일부터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에서 32시간 동안 열리는 하이콘핵스(hycon hacks)다.
김 대표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창업 단계부터 망설이는 이들이 많은데, 이번 해커톤을 통해 가능성 있는 팀에게 인큐베이팅과 IEO 직상장을 도우면서 창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콘 측은 이번 하이콘핵스의 우승자들에게 총 1억5,000만원의 상급을 지급하고 ICO(암호화폐공개) 지원 및 하이콘 개발팀과의 협업기회, 아이디어 사업화를 위한 지원금을 제공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유럽의 대규모 해커톤 행사인 같이 이번 해커톤이 대중의 눈높이에 맞는, 즉 장벽 낮은 행사로 거듭나기를 지향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해커톤이 실력 있는 개발자들의 전유물처럼 다소 무거운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이러한 편견을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전세계 13개국에서 모인 외국인들을 시작으로 현직 의사와 변호사, 60대의 최고령자까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참석했다.
지난해부터 청년들을 위한 IEO 직상장 프로그램을 준비하던 김 대표는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이번 해커톤을 통해 가능성 있는 인재를 발굴할 경우 창업부터 인큐베이팅까지 지원할 것”이라며 “특히 일반부문 1위에 입상하는 팀은 글로스퍼의 첫 IEO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스퍼는 현재 암호화폐 프로젝트 팀이 거래소 기반으로 토큰 최초 판매를 할 수 있는 IEO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스퍼는 이번 행사에서 우승한 프로젝트를 인큐베이팅해 IEO로 직행시킬 계획이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하기에는 규제 환경이 불확실하다는 일반적인 우려와 달리 오히려 최근 정부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그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ICO 기업 대상 실태조사와 관련 “금감원의 이러한 행위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서를 보면 세밀한 부분까지 다 기재하게 되어있다”며 “업계 종사자들 대부분은 곧 법 테두리 안에서 정량화된 방법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앙정부 관계자들이 블록체인 기업을 방문하면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며 “최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KBIPA)가 대한민국 최초로 사단법인으로써 인가받은 것을 보면 이제는 기조가 다르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사단법인 신청을 한 지 꼭 10개월 만이다.
김 대표는 “최초로 선보인 이번 글로벌 해커톤을 시작으로 다양한 곳에서 개최해 대한민국 블록체인 기술의 우수성과, 국내 1세대 블록체인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겠다”고 말했다.
/김연지기자 yjk@decenter.kr
- 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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