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자체 플랫폼인 클레이튼의 초기 서비스 파트너사 9곳을 공개했다. 모두 기존 사업에서 경쟁력을 증명한 기업이란 점에서 공통분모가 있다. 더불어 국내기업이란 점, 유명 국내외 투자자가 참여하고 있다는 점 또한 비슷하다.
◇ 6곳은 리버스 ICO 진행…블록체인 통해 기존사업 확장= AB180(에어블록), 해먹남녀(힌트체인), 후이서울(코스모체인), 핀다(레이온), 베틀엔터테인먼트(픽션네트워크) 등은 스타트업 시장에서 익히 알려진 이름이다. 해먹남녀나 후이서울, 그리고 핀다는 소비자들에게도 친숙하다.
이들 6개 스타트업은 모두 올해 ICO를 진행했다. 지난 6월 모금을 마무리한 에어블록은 230만 달러를 모았으며, 앞서 5월 ICO를 끝낸 코스모체인은 무려 5만 ETH(현 시세 기준 1,027만 달러)를 모금했다. 힌트체인은 이번 달 프리 세일을 마무리하고, 다음 달 말 메인 ICO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들은 기존 산업에서 여러 영역에서 사업을 펼쳤던 만큼 여러 전통 벤처캐피털과 크립토 펀드의 러브콜을 받았다.
핀다의 레이온은 파운데이션X와 GBIC을 초기 투자자로 두고 있다. 파운데이션X는 에어블록에도 투자했다. 라인의 언블락, 후오비캐피털, 비고고, 코인플러그, 팬부시디지털, 시그넘캐피털, 블록워터캐피털, 노드캐피털, 아이콘 등 크립토 세계의 유명 플레이어들도 에어블록의 투자자다.
리버스 ICO인 만큼 VC의 참여도 두드러진다. 해먹남녀는 리버스 ICO 전에 500스타트업, 미래에셋캐피탈, 프라이머, 스트롱벤처스 등 유명 VC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픽션네트워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배틀엔터테인먼트 역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 IMM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대형 VC의 포트폴리오에 담겨있다.
◇ VETTA 제외한 모든 프로젝트는 한국 기반…카카오와 시너지 위한 선택= 이번에 공개된 클레이튼의 파트너에서 눈여겨볼 점은 한 곳을 제외한 여덟 곳이 국내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카카오의 국내에서의 압도적 시장 점유와 △협력의 극대화를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톡은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점유율 95%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 만큼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 역시 카카오톡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방대한 사용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콘텐츠와 데이터 등을 거래하는 게 핵심인 이들 블록체인 프로젝트에게 카카오톡이란 플랫폼은 퀀텀점프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국내 파트너가 두드러진 또 다른 원인은 내부 심사제도에 있다. 클레이튼 테스트넷을 사용하고자 하는 기업이나 개발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해야 하며, 내부 심사를 거쳐야 테스트넷 환경을 제공 받을 수 있다. 클레이튼의 합의 노드는 플랫폼상의 사업 파트너들로 구성된다. 그리고 레인저 노드 시스템을 도입해 합의 노드의 신뢰성을 높인다. 즉 클레이튼은 누구나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제공하기보단 일정한 수준을 넘어선 검증된 파트너를 찾고 있다.
물론 해외 파트너와 손잡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클레이튼은 지난 달 10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밋업을 열었다. 테스트넷을 공개한 이후 첫 공식 행보였다. 해당 행사엔 100명이 넘는 개발자와 서비스 제공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두보기자 shim@decenter.kr
- 심두보 기자
- shim@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