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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F in Seoul] 이정호 교수 “혁신엔 저항 따르기 마련···정부 설득은 블록체인 업계의 몫”

"지금 블록체인 업계의 파트너는 정부…산업가치 지속적으로 설득해야"

"블록체인은 대한민국 경제 로켓의 두번째 엔진…정부는 적극 육성 나서야"

이정호 한양대 교수가 31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ABF in Seoul’에서 ‘블록체인과 한국경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업에는 언제나 파트너가 있습니다. 거래처일 수도 있고, 동업자 또는 정부일 수도 있겠지요. 지금 국내의 블록체인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파트너는 정부라는 점을 업계는 인지해야 합니다”

국내에 블록체인 규제가 부재한 상황은 왜 생겼으며, 이는 누가 해결할 문제일까. 업계에서 이런 논쟁이 발생할 경우 대화는 이내 정부 당국에 대한 성토로 흘러가기 십상이다. 이정호 한양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보다 블록체인 업계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31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ABF in Seoul’의 메인 컨퍼런스 ‘fuze 2018’에서 “급격한 변화(Radical change)가 발생할 때 정책적, 사회적 저항이 발생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당연한 일”이라며 “정부에 블록체인의 정책적 가치를 알리는 건 블록체인 업계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현재 상황을 블록체인에 한정해 바라보기보다 역사적 맥락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영국에서 자동차 등장할 당시에도 정부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말이 놀라 넘어지도록 하는 저런 흉물을 왜 만들었느냐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다”며 “래디컬 체인지에는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든 반대의 목소리가 따라왔다”고 했다. 그는 “(이런 맥락에서 보면) 정부에서 알아서 무언가를 만들어주기를 바라기보다 업계에서 블록체인의 가치를 끊임없이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일자리 등 대한민국에 기여할 수 있는 블록체인의 가치를 일회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블록체인 기업들이 싱가포르 등 해외로 법인을 이전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과 관련 “경쟁 우위를 포기하는 전략”이라고 했다. 그는 “기업의 밸류는 타겟 시장과의 언어적 동질성, 인재 확보의 용이함, 문화적 이해 등이 뒷받침 할 때 나온다”며 “해외에 진출할 경우 현지의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뒤 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러면서 “과연 국내 1위 거래소가 싱가포르에서 사업을 하면서도 국내 1위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면 된다”며 “국내에서 사업이 어렵다고 해외에 나가면 사업을 할 수는 있겠지만 스몰캡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정부를 향한 주문도 냈다. 그는 “정부 역시 대한민국 경제구조라는 시각에서 블록체인 산업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경제를 로켓에 비유하면서 “기존에 우리 경제를 이끌어 온 전통산업은 로켓을 대기권까지 끌고간 첫 번째 엔진”이라며 “언젠가 이 엔진은 꺼지게 마련이고, 그 시기가 지금 가까워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블록체인은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등 미래 요소 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인터넷 같은 수퍼하이웨이”라며 “국내 블록체인 분야에 인재와 세계의 자본이 들어오는 점을 기회로 삼아 이를 우리 경제의 두 번째 엔진으로 삼기 위한 발걸음을 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지금 정부의 산업 육성의 우선순위는 기존 산업 영역에 예산을 사용하기보다 위워크나 패스트파이브 같은 공유사무실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젊은이들을 육성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흥록기자 rok@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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