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기업 ‘비트메인(Bitmain)’의 홍콩증시 상장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17일(현지시간)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 “홍콩증권거래소(HKEX)가 비트메인 상장을 꺼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HKEX는 암호화폐 채굴 기업을 증시에 상장시키는 최초의 거래소가 되기를 바라지 않고 있다”며 “산업 자체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자칫 상장시켰다가 회사가 없어져 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비트메인 뿐 아니라 상장을 신청한 암호화폐 기업 모두 기업공개(IPO)를 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비트메인 외 중국의 암호화폐 채굴 업체 카난 크리에이티브(Canaan Creative)와 에방(Ebang)도 홍콩 주식시장에서 IPO를 준비해왔다.
오랜 기간 홍콩 증시 상장과 관련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온 변호사들은 산업의 불안정성과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은 비트메인 상장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다국적 미국계 로펌 베이커맥킨지(Baker McKenzie)의 아이비 웡 파트너 변호사는 “HKEX는 기업의 재정 상황과 더불어 비즈니스모델 유지 가능성과 위험성 등도 고려한다”며 “산업의 불안정성에 선뜻 상장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콩의 또 다른 로펌 ‘암허스트 인 홍콩’의 프랭크 바이 파트너 변호사는 “암호화폐를 둘러싼 규제 불확실성도 HKEX가 상장을 꺼려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규제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시세 조작 등의 문제도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에 암호화폐 변동성에 취약한 비트메인이 사업 유지 가능성을 증명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9월 비트메인은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사업 현황을 공개했다. 비트메인이 공개한 사업설명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비트메인은 자산의 28%에 해당하는 금액(8억8,690만달러)을 비트코인, 비트코인캐시,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로 보유하고 있다. 이에 파이낸셜 타임스 등 일부 외신은 비트메인이 암호화폐 가격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그대로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연지기자 yjk@decenter.kr
- 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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