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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 "예금내역 확인" 보도에도 신뢰 논란 여전

블룸버그 "테더 은행 예금내역 검토…충분한 달러 보유"

특정 기간 골라서 살펴봐…자금 출처 공개되지 않아

파트너 은행 변경·외부감사 중단 등 계속된 '신뢰 하락' 사건도 문제

미국 법무부, 시세조작 아직 조사中

출처=셔터스톡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의 은행 예금내역을 검토했다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테더가 신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달러와 1:1로 연동되는 테더는 유통량 만큼의 달러를 예치하고 있어야 한다. 테더는 달러를 충분히 갖고 있지 않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신뢰도가 하락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은행 예금내역을 확인했다며 테더가 충분한 달러를 예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31일 테더의 푸에르토리코 노블 은행 계좌에는 약 22억달러가 있었는데, 같은 날 코인마켓캡 기준 테더의 시가총액은 21억9,500만달러였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날을 비롯해 4개월에 걸친 예금내역을 검토했다며 그간 테더를 둘러싼 의혹을 불식시켰다.

이번 보도로 논란이 종식될 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보도만으로는 테더가 항상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었는지, 보유한 달러의 출처는 어디인지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인베스트인블록체인은 “블룸버그는 무작위로 날짜를 뽑아 그날 그날의 예금내역을 검토한 게 아니라, 그저 확인 가능한 날짜만 검토한 것”이라며 “테더가 보유했다는 달러 자금이 어디에서 왔는지, 또 그 자금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보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테더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한 점도 논란의 불을 끄기 어려운 이유다. 테더가 달러를 예치하는 파트너 은행을 계속 바꾸며 달러 보유량 입증을 확실히 하지 않은 것이 대표적. 테더는 지난해 4월 두 곳의 은행과 협업을 중단한 이후 푸에르토리코의 노블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정했다. 그러나 노블 은행의 경영상태가 불안정해지면서 바하마의 델텍(Deltec) 은행으로 달러 예치금을 옮겨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델텍 은행은 지난달 대형 자금세탁 사건에 연루됐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의 내부고발자로 알려진 트위터 인플루언서 ‘Bitfinex’ed’는 “노블 은행을 어떻게 믿을 수 있냐”며 “거래자들조차 불법으로 의심하는 기관에 사람들이 수십억 달러를 보냈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비트파이넥스는 테더의 최대 거래소이며 테더 설립자와 비트파이넥스 CEO는 동일인물이다.

테더가 외부감사기관 프리드만(Friedman LLP)과의 협업을 중단한 것도 신뢰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이는 다른 스테이블코인들이 다수 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올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으로 등장한 제미니달러(GUSD), 팍소스스탠다드토큰(PAX) 등의 발행사는 규제 기관의 인가, 정기 회계감사를 표방하며 ‘테더 저격수’를 자처했다. 제미니달러는 미국공인회계사(AICPA) 기준을 토대로 정기 회계감사를 받고 있으며, 팍소스 역시 매달 미국 대형감사 업체인 위둠(Withum)의 회계감사를 거치고 있다.

테더는 미국 법무부의 조사도 받고 있다. 지난해 비트코인(BTC) 가격이 상승세를 달릴 때 테더의 시가총액도 덩달아 증가했지만, 당시 테더가 증가한 유통량 만큼의 달러를 보유했는지 불투명한 탓이다. 테더를 발행해 비트코인을 구입, 시세를 끌어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미 법무부는 테더와 비트파이넥스를 상대로 비트코인 시세조작 조사에 나섰다. CNBC는 지난달 20일 법무부가 해당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박현영 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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