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과 12일 각각 이뤄질 이더리움클래식비전 하드포크(Ethereum Classic Vision Hardfork)와 이더리움노아 포크(Ethereum Nowa Fork)를 보는 업계의 시각이 달갑지 않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블록체인 산업 종사자들은 이더리움클래식비전(ETCV)과 이더리움노아(ETN)가 스캠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개발진 및 팀원이 비공개 돼 있거나 조작돼 있을 뿐 아니라 월렛 웹사이트에도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ETCV와 ETN이 하드포크의 개념을 악용하고 있다는 시각이 전반적이다. 이더리움 솔루션 개발 업체 온더를 이끌고 있는 정순형 대표는 “일부 대중들이 하드포크를 업그레이드라기보다는 단순히 에어드랍 이벤트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며 “사실 하드포크는 코인에 대한 업그레이드에 더 가까운데, 기술적인 부분을 잘 모르는 대중들을 속여 악용한 사례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그레이드가 아닌 다른 형태의 하드포크가 나오는 경우는 없다”며 “하드포크를 공개적으로 하겠다고 나서는 프로젝트는 기존 프로젝트의 개선책 및 대안을 이야기하는 것이 정상인데, 이들은 하자와 대안을 논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를 각각 살펴봤을 때 문제점은 더욱 부각된다. 이미 각종 코인 커뮤니티에서 스캠 의혹이 한 차례 있었던 ETN은 개발진 및 팀원 조작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비트코인 커뮤니티인 비트코인토크(bitcointalk)는 ETN팀이 개발진 및 팀원 구성을 셔터스톡과 같은 사진 제공 사이트에서 수집해 만들어낸 것일 뿐 아니라 팀원의 이름조차 지어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예로 ETN 웹페이지에 나오는 ‘조지 알렉시브(George Alexiev)’라는 인물은 현재 셔터스톡에서 ‘Businessman with laptop having idea’라고 검색하면 상단에 노출되는 인물 사진이다. 가상의 인물이라는 지적이다.
텅텅 비어 있는 코드 공유 사이트 깃허브(Github)와 개발진 미공개 등 ETCV에 대한 스캠 의혹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ETCV가 1:3의 비율로 에어드랍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일반적으로 하드포크가 발생하면 기존 코인을 보유하고 있던 사용자들에게 자동으로 1:1 비율로 신생코인이 에어드랍된다”며 “하드포크 이전의 체인 정보를 이용하기 때문에 하드포크한 코인의 주소와 동일한 주소에 대해 그 개수만큼 코인을 얻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말했다. 1:3으로 에어드롭하는 것은 곧 기존의 체인을 활용하는 것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체인을 만드는 경우일 수 있기 때문에 하드포크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ETCV팀이 공개하지 않은 월렛 홈페이지가 있다며 “분명 하드포크 이후 스냅샷을 했으니 홈페이지로 가서 월렛을 만들라고 하면서 공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 해당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패스워드와 프라이빗 해시코드를 제시하라는 부분이 있다”며 이 부분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칫 잘못하면 개인키가 월렛 업체에게 공개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더리움 월렛 서비스로 유명한 고이더리움(GETH)와 마이이더월렛(MEW)의 경우에도 계정을 생성할 때 패스워드 제공을 요구하지만, 이들이 문제가 되지 않는 이유는 사이트 접속 후 인터넷의 연결이 끊겼는데도 프라이빗 키가 생성되기 때문”이라며 “인터넷 연결이 필수적인 사항이라면 개인키가 저장될 수도 있기 때문에 위험한 사이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ETCV처럼 개발진과 로드맵이 불분명한 프로젝트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만약 사용자가 입력한 패스워드와 프라이빗키를 자신들의 서버에 저장하는 코드가 몰래 심어져 있다면 탈취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계정이 되어버린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더리움 크롬 브라우저 확장프로그램인 메타마스크는 ETCV월렛 도메인에 이상을 감지, 개인의 보안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접근을 막아놓은 상태다. 통상적으로 메타마스크의 경고 리스트에 들어가는 주된 요인은 사기의혹, 보안 이슈 등이 꼽힌다.
/김연지기자 yjk@decenter.kr
- 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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