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시장의 트렌드로 떠오른 ‘증권형토큰공개(STO)’의 긍정적인 부분만을 주목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4일 코인원리서치센터는 ‘자산 유동화를 위한 STO는 핵심이 아니다’는 보고서를 발간하고 “(STO의 유동화 증대 이슈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발생시킨 근본적 이유와 닮아있다는 점에서 초점이 잘못 맞춰진 것”이라며 “증권과 블록체인의 결합에 대한 고민은 자산 유동화를 위한 STO가 아닌 현재의 증권시스템을 블록체인화하는 목표에 집중해 블록체인·암호화폐의 근본적 장점을 활용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STO가 ‘자산 유동화’의 가능성에만 집중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 핵심 골자다.
보고서는 기존 금융시장에서 유동성이 부족한 많은 자산은 과도한 위험 등과 같은 합당한 이유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레몬시장(Lemon Market)의 형성 가능성이다. 레몬시장이란 구매자와 판매자 간 거래대상 제품에 대한 정보가 비대칭적으로 주어진 상황에서 거래가 이루어짐으로써 우량품은 자취를 감추고 불량품만 남아도는 시장을 말한다. 적절한 통제 없이는 기존 금융시장에서 낮은 투자상품 등급 등의 이유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없었던 불량자산(Toxic Asset) 위주로 STO 시장이 전개될 확률이 높다고 봤다.
과도한 금융기법 활용의 폐해가 나타날 수도 있다. 보고서는 “투자자들은 결국 레몬시장을 인지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초기 하이프(Hype)가 지난 이후 유동성은 하락할 것이다”면서도 “이와 같은 유동성 하락을 타개하기 위해 토큰화된 고위험 자산을 무수히 쪼개고 청구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과 같은 금융기법을 적용해 불량자산이 매력적인 자산으로 둔갑해 거래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구성요소들이 다시 등장하는 것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토큰의 증권화가 의미 있는 혁신이 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암호화폐의 근본적 장점을 활용해야 한다고 봤다. 자산 유동화 측면이 아닌 발행 수수료 감소, 국경의 극복, 투명성 제고, 스마트 콘트랙트(Smart Contract)의 도입에 따른 계약이행의 효율성 개선 등을 집중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다만 아직은 이런 다양한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완벽한 비즈니스 모델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도 “증권거래 시스템의 ‘블록체인화’와 같은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재의 증권사들은 각자 오프체인( Off-Chain) 상의 실시간 거래 창구 역할을 하고 이를 통해 △Smart Contract의 활용을 통한 매매제한 강제 △국경을 넘어선 상장의 효율화 △경쟁을 통한 거래비용 하락 등의 장점을 얻는 식이다.
보고서는 또한 증권의 토큰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안을 제시했다. STO 활성화에 따른 세부적인 규제 필요 유무, 현재 금융시스템 적용 영역 및 협업 주체, 오라클 문제 해결 등이다.
/신은동기자 edshin@decenter.kr
- 신은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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