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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선물]②벡트·CBOE·CME···비트코인 선물 무엇이 다른가

벡트,실물인수도 방식..암호화폐 시장 유동성 영향 줄 수도

높은 레버리지, 무기한 계약 등 변형 선물거래 상품 유행

비트맥스, 오케이엑스 등..KYC·AML등 없어 투자자 보호 필요


비트코인(BTC) 선물이 주목 받는 이유는 시황에 따라 널뛰는 가격, 높은 변동성을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가격 변동성이 높으면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개장을 앞두고 있는 벡트(Bakkt) 등 선물거래소들이 이 같은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을까. 선물거래를 통해 매도-매수 포지션을 손쉽게 취함으로써 기관투자자들은 가격 변동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 크레이그 피롱 휴스턴 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숏 포지션(공매도)은 비트코인 가격을 더 현실에 가깝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선물시장과 다른 점에서 생겨나는 몇몇 문제점들이 제도권 시장 편입과 함께 해결되어야 할 과제다.


실물인수도 방식? = 이달 말 출범을 앞둔 벡트(Bakkt)는 기존 차액현금결제 방식의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달리 비트코인 실물인수도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실물인수도 방식이란 선물의 만기가 도래하면 최종 결제가격에 해당하는 인수금액과 기초자산인 실물을 직접 교환하는 것으로 원유, 금 등 대부분의 상품선물이나 통화선물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반면 차액현금결제는 주가지수선물과 같이 실물이 아닌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른 차액 만큼만 현금으로 주고받는 방식이다.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제공하는 CBOE, CME와 비트맥스(Bitmex)등에서 이루어지는 선물 거래는 실제 비트코인이 오고 가지 않는다. 이들 거래소에서 이루어지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량은 실제 시장만큼 유동성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다. 실물이 오고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벡트는 실물 인수도를 위한 청산소 역할을 겸하고 있어서 만기 시에 매수 또는 매도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 간에 비트코인 실물의 이동을 보장한다. 실물 없이 무분별하게 대규모 매도를 하거나, 현금 없이 매수를 단행함으로써 결제 불이행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것을 막아준다. 청산을 위해서 투자자들은 현물 비트코인과 현금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암호화폐 시장에 유동성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공개된 벡트의 상품 설명에 따르면 벡트의 비트코인 선물거래는 만기가 하루다. 매일 청산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에 대한 위험 회피 수단으로써 역할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벡트가 선물거래소로 출범한 이유는 현물 거래소로 출범해 규제 하에서 수탁, 결제, 실시간 출금이 이루어지는 거래소를 만드는 것은 아직 어렵기 때문”이라며 “만기가 하루짜리인 선물거래 상품을 만들어 기존의 거래소들보다 안전한 ‘사실상의 현물거래소’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무기한 계약, 100배 레버리지 등 변형 상품 = 비트코인 선물거래는 기존의 선물거래시장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돌아간다. 암호화폐는 24시간 돌아가고, 가격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커서 새로운 변형 상품들이 나타나고 있다. 암호화폐 선물거래소들은 레버리지, 계약주기 등을 다양화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기존 파생상품시장의 선물·옵션은 일반적으로 만기가 있어서 매수 또는 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만기를 연장하는 ‘롤오버(Roll-Over)’가 필요하다. 제도권 선물거래소인 CBOE와 CME의 경우 각각 매달 셋째주 목요일과 마지막주 토요일에 만기가 도래한다. 그러나 오케이엑스나 비트맥스등 몇몇 암호화폐 선물 거래소에서는 만기가 존재하지 않는 무기한 스왑(Perpetual Swap)이라는 이름으로 롤오버 없이도 포지션을 계속 유지하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기존 선물시장보다 큰 레버리지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도 한다. 레버리지 거래란 증거금 대비 선물계약 규모를 키워서 자본 차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개의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어도 100배의 레버리지를 사용하면 100개 만큼의 매수 또는 매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그만큼 위험도와 손실도 커진다.

비트맥스의 경우 특정한 조건 없이 100배까지 레버리지를 이용해 거래가 가능하다. 네델란드의 드리비트(Deribit)는 50배, 홍콩의 코인플렉스는 20배까지, 세이셸의 젝스(Jex)는 100배 레버리지 사용이 가능하다. 오케이코인은 지난해 40배 레버리지의 무기한 파생상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벡트는 일단 이렇게 높은 레버리지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투자자 보호 장치, 위험성 고지 등 필요 = 높은 레버리지와 24시간 시장이라는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 별다른 진입 장벽이 없이 투자자들이 들어오는 점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우려할 부분이다.

기존 시장에서의 선물거래에 앞서, 투자자 교육 등 위험성 고지를 알리는 절차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경우 기존 선물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보증금인 예탁금을 3,000만 원 이상 예치해야 하며, 금융투자협회에서 교육을 이수 받고, 한국거래소에서 진행하는 모의거래 과정 또한 이수해야 한다.

해외의 파생상품 선물거래소들은 이러한 장치가 없다. 비트맥스의 경우 구글 이메일 계정만 가지고도 가입이 가능하다. AML(자금세탁방지)과 KYC(신원인증)또한 전혀 시행하고 있지 않다. 비트맥스는 미국 등 규제가 강한 국가로부터의 계정 접속은 차단하고 있다. 비트파이넥스의 경우 1만 달러 이상의 증거금을 보유해야 한다.

암호화폐 선물시장은 양날의 칼이다. 벡트처럼 기관투자자들을 타깃으로 안정적인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이 있는 동시에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높은 투자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암호화폐 거래 자체에 대한 규제도 불분명한 상황에서 해외 암호화폐 선물거래에 대한 투자자 보호 장치는 전무한 실정이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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