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산업은 초기 IT산업과 공통점이 많다. 웹 브라우저를 기반으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듯,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탈중앙화 어플리케이션(디앱)을 만들 수 있는 것 역시 공통점 중 하나다. 따라서 극복해야 할 장애물도 많다. 먼저 기존 플랫폼에 익숙한 게임 이용자들을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기술적으로 초기 단계인 블록체인을 품으면서도 게임의 재미를 놓쳐선 안 된다.
◇온라인·모바일 게임도 좋은데…블록체인 게임, 왜 매력적인가= 31일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2019 대한민국 블록체인 게임쇼’에서 블록체인 게임 산업 종사자들은 블록체인 기반 게임만의 차별화된 매력을 발굴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큰 차별성은 게임만으로도 자산을 모을 수 있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기술기업 코드박스의 박재원 팀장은 “미국에선 게임 자산의 소유권 분쟁으로 법적공방이 있었다”며 “게임 자산에 대해서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게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게임 아이템이 오고가는 기록을 블록체인 상에 저장함으로써 가상세계의 자산도 현실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팀장은 “게임 서비스가 종료돼도 게임 속 자산에 대한 권리는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의 국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점도 블록체인 게임만의 매력이다. 블록체인 상 자산 거래에는 국경이 없다. 박 팀장은 “게임에서 이용자들끼리 아이템을 사고파는 경우 대부분 거래는 P2P(개인 간 거래)로 진행된다”며 “해외 이용자들은 아이템을 사기 힘든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반 게임에서는 해외 이용자들도 얼마든지 아이템 거래를 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게임 중 경쟁력 있는 게임을 해외에 알릴 통로가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술력 부족하면 누가 쓰나…“블록체인 기술적 난제 풀어야”= 차별화만 추구해서는 이용자를 충분히 끌어들일 수 없다. 자산을 모을 수 있더라도 기술적으로 불편할 경우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이용할 이유가 없는 탓이다.
게임 기업으로 유명한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리버스ICO 프로젝트 위메이드트리는 멀티체인과 프라이빗·퍼블릭 블록체인 하이브리드 모델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고 있다. 김석환 위메이드트리 대표는 이날 블록체인 게임쇼에서 “게임과 블록체인을 결합할 때 생기는 기술적 문제점으로는 느린 거래 속도, 거래 수수료 발생 문제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현 블록체인 플랫폼들의 부족한 초당거래량(TPS), 즉 느린 거래 처리 속도를 문제로 봤다. 그는 “현존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으로는 대규모 게임 거래를 소화하기 힘들다”며 “해당 플랫폼을 사용하는 게임 디앱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문제는 심각해진다”고 강조했다. 이에 위메이드트리는 멀티체인 구조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서비스를 가동하는 서비스체인과 자산 관리 등 통합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 체인을 구분했다”며 “확장성을 확보하고 거래 처리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메이드트리는 플랫폼 체인으로 카카오의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을 사용한다고 밝힌 상태다.
거래 수수료 문제는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퍼블릭 블록체인을 함께 사용함으로써 해결했다. 김 대표는 “대부분의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는 거래 시 수수료가 발생한다”며 “대규모 게임거래를 소화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위메이드트리는 서비스를 가동하는 서비스체인을 프라이빗 방식으로 운영함으로써 수수료를 없앴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이 많은 비용을 들이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위메이드트리는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 자산 이동을 가능케 할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게임 상에서 쓰일 토큰을 발행할 때 블록체인 플랫폼마다 토큰 발행 표준이 다르다”며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 게임 자산을 이동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위메이드트리는 플라즈마 브릿지(Plasma Bridge), 트레이드 오퍼레이터(Trade Operator)를 선보인다. 김 대표는 “필요한 개발은 끝냈고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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