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도 IEO(암호화폐 거래소공개) 전성시대가 찾아왔다. 지난해 IEO가 ICO(암호화폐공개)의 대안 정도로만 검토됐다면 이제는 신생 거래소들도 공격적으로 IEO를 홍보하는 추세다. 거래소마다 IEO 전용 웹페이지를 따로 마련하기도 한다. 이 웹페이지들은 바이낸스 런치패드와 같은 일종의 IEO 플랫폼이 된다.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토큰 판매를 중개하고 상장까지 보장하는 방식이다.
이에 투자자들도 IEO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2일 후오비 코리아의 토큰 판매 중개 플랫폼인 ‘프라임’에는 토큰 판매 시작과 동시에 수 만 명의 투자자가 몰렸다. 통합결제 기업 ‘다날’의 리버스ICO 프로젝트인 페이프로토콜은 후오비 코리아 프라임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1초 만에 1라운드 준비 수량인 276만 페이코인을 모두 판매했다. 한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IEO를 통해 거래소 토큰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 거래소가 찾아낸 프로젝트라는 신뢰감 등이 IEO 열풍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뜨는 투자방식’이라고 무작정 뛰어들기엔 IEO는 여전히 불안정하다. 바이낸스의 BNB, 후오비의 HT 등 기존 거래소 토큰들의 가격이 상승했다고 해서 신생 거래소들의 토큰까지 비슷한 길을 걸을 지는 미지수다. IEO 프로젝트 관련 문제가 발생할 경우 거래소와 투자자 간 분쟁이 생기기도 한다. IEO 시기에 한 번에 많은 투자자가 몰려 투자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는 현상도 나타난다.
거래소 토큰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졌다. 지난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에 걸친 ICO 열풍 당시 이더리움(ETH)의 수요가 늘었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신생 거래소들은 이 같은 기대감을 활용하고 있다. IEO 시 거래소 토큰 보유자들에게 우선권 등 참여 혜택을 준다고 광고하는 것이다. 일례로 이달 문을 연 거래소 엑사비트는 자체 거래소 토큰인 러쉬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보유할 경우 IEO 청약수익금의 70%를 나눠준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이 같은 혜택은 해당 거래소의 IEO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IEO 이후 생존 방식까지 보장돼야 가치 있다. 신생 거래소임에도 IEO 참여자를 다수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뿐더러, 거래소 토큰 가격이 상승하려면 IEO 외에도 제대로 된 활용처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채굴형 거래소 붐이 일 당시 거래소의 채굴형 토큰 가격이 올랐지만, 이후 채굴이 끝나면서 가격은 폭락했다”며 “최근 IEO 전문을 표방하는 신생 거래소들도 IEO 이후 생존방식을 마련하지 못하면 거래소 토큰 가격도 보장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채굴형 거래소 토큰 역시 IEO 활용으로 인한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 위 업계 관계자는 “채굴형 거래소 토큰의 경우 채굴이 중지되면서 토큰 가격이 떨어지고 구매 유인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를 무리하게 IEO에서 사용하며 수요처를 생성하고 토큰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오비 코리아는 “페이프로토콜은 지난 12월까지 백서를 공개했다가 현재 비공개로 전환한 것이지, 백서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백서가 없다는 주장은 사실 왜곡”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후오비 코리아는 페이프로토콜 측과 논의 끝에 향후 사업의 전개 방향을 담은 새로운 버전의 백서를 5월 중에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후오비 코리아 측은 “후오비 코리아 프라임으로 인해 많은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끼치게 된 점 사과드린다”며 “프라임에 참여해주신 이용자들의 시간 손실 및 HT 보유에 대한 기회비용의 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프라임 1라운드 배정 물량 만큼의 페이코인을 매수, 분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후오비 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프라임이 너무 빠르게 마감돼 HT 보유자들이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보상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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