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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X블록체인]⑩신한은행 블록체인랩장 "신뢰가 불필요해도 은행의 역할은 존재한다"

'신뢰' 보증은 은행이 잘할 수 있는 영역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관련 서비스에 신뢰 부여할 수 있어

보관하는 자산의 종류만 달라질 뿐…미래에도 '보관'이란 역할은 계속돼

내부 업무에 블록체인 기술 도입해 효율성 높인다

윤하리 신한은행 블록체인 랩(Lab)장이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도예리 기자.

‘트러스트리스(Trustless)’는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다. 기존에는 금융기관 같은 ‘중개자’, 즉 제삼자에게 신뢰를 부여했다. 사회적 신뢰를 부여받은 중앙 기관이 거래를 보장해주는 구조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중개자를 거치지 않고도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투명한 거래가 가능해진다. 상대를 신뢰하지 않아도 거래는 성사된다. 신뢰할 필요가 사라지는(trustless) 셈이다. 은행은 대표적인 중개자다. 블록체인 기술이 활성화되면 은행 입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 묻자 윤하리 신한은행 블록체인 랩(Lab)장은 “은행은 기존 중개자 역할에서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신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활성화돼도 신뢰 담보하는 은행 역할은 지속할 것
지난 달 28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에서 디센터 기자와 만난 윤하리 랩장은 “IT회사보단 전통적으로 신뢰를 보증해온 은행이 그 역할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은행’이란 기관이 참여하면 해당 네트워크의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단 의미다. 윤 랩장은 “네트워크뿐 아니라 (은행이 함께하면) 서비스에도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그라운드X, 헥슬란트(Hexlant)가 신한은행과 공동으로 ‘개인 키 관리 시스템(PKMS, Private Key Management System)’ 개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전했다. PKMS는 블록체인 앱 활용 고객사에게 키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윤 랩장은 “블록체인 기술 관점에서만 보면 그라운드X와 헥슬란트 두 기업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며 “그러나 (해당 기업들이) 은행만큼 다른 기업에 신뢰를 못 주고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은행은 돈을 관리해왔기 때문에 보안 측면에선 IT 기업보다 더 신뢰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은행이 황금, 법정화폐 보관해왔듯 미래엔 새로운 형태의 자산을 보관
윤 랩장은 “PKMS는 금융업이라 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자산을 ‘보관’한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그는 “사람의 자산이 예전에는 황금이었다가 지금은 법정화폐로 변했다”며 “향후에는 디지털 자산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이 그간 다양한 자산을 보관해왔듯 미래에는 새로운 형태의 자산을 보관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KMS는 이런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사업모델이란 설명이다. 물론 사업화를 진행할지에 대해선 “좀 더 법률적 검토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내부 업무 과정에 블록체인 도입 컨설팅 진행
신한은행 블록체인 랩(Lab)은 2017년 7월 신설됐다. 윤 랩장은 2년 넘게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상과 현실이 별개”라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블록체인의 제일 좋은 유즈 케이스(Use Case)는 무역금융과 해외송금”이지만 “이와 관련된 이해 당사자들이 매우 많아서 이들을 다 모으기 어렵다”고 밝혔다. 신한은행도 초기엔 무역금융과 해외송금 분야에 방점을 두고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러나 상대 국가의 법률적 문제를 포함해 여러 은행 가운데 어느 은행을 참여시킬지 여부 등 현실적 문제와 맞닥뜨리게 됐다. 신한은행이 블록체인 관련 전략 방향성을 바꾼 배경이다.

윤 랩장은 “컨소시엄 참여를 계속하면서 우선 내부 업무 가운데서 블록체인을 도입할 부분을 찾기로 했다”고 회고했다. 신한은행 블록체인 랩은 은행 내부의 관련 협업 부서에게 컨설팅 의뢰를 받고 있다. 윤 랩장은 “사람 손이 많이 가거나 대외기관과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방안을 컨설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부서에 대한 컨설팅을 2주에서 한 달 정도 진행한다. 이후 사업화할 만한 가치가 있으면 실제로 사업화를 진행한다.

지난 5월 출시된 ‘신한 닥터론’도 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서비스다. 대출 업무에 ‘블록체인 자격검증시스템’을 적용한 상품이다. 고객이 대출을 신청할 경우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소속 정회원이란 사실을 인증받기 위한 과정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기존에는 검증하는 데 2~3일이 걸렸다. 신한 닥터론은 실시간 검증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고객은 영업점에 방문하는 시간을 아낄 수 있다. 관련 서류 발급도 줄었다. 은행과 소속 기관 입장에서도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윤 랩장은 “현재도 컨설팅하는 프로젝트가 몇 개 있다”며 “이 가운데는 구체적으로 사업화할 케이스도 있다”고 덧붙였다.

윤하리 랩장은 요즘 “STO(증권형토큰공개), 커스터디(Custudy), 그리고 탈중앙ID(DID, Decentralized Identifier)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래 사업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를 계속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도예리기자 yeri.do@decenter.kr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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