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에 호재가 없었습니다.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에 이어 부킹닷컴도 리브라 연합 탈퇴를 선언했고, 텔레그램의 톤(Ton) 프로젝트도 SEC의 반대에 직면했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에 호재로 작용할 소식도 없었던 한주입니다.

14일 빗썸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999만 9,800원으로 한 주를 시작했습니다. 1,000만 원을 회복하지 못하고 같은 날 새벽 5시 최저 972만 9,000원으로 밀려났죠. 15일 오전 9시 최고 994만 4,000원까지 올라섰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6일 새벽 1시 967만 6,000원까지 밀려났습니다. 같은 날 밤 한 번 더 하락세를 맞으며 940만 원대까지 후퇴하기도 했습니다.

17일 오후 5시부터 소폭 상승 움직임을 보인 비트코인은 18일 오후 3시 50분 전일 대비 0.52% 하락한 942만 1,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공시 플랫폼 쟁글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간 비트코인 가격은 전주 대비 0.25% 하락했습니다. 가격 변동성 지수는 6.32포인트로 0.18%포인트 상승했으며 시장 점유율은 66.3%로 0.2%포인트 감소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좀처럼 우상향 곡선을 그리지 못하는 가운데, 암호화폐 투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낙관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BTC에 따르면 누니야 비즈니즈(Nunya Bizniz)는 “지난 4월, 비트코인이 10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한 후 가격 급상승을 이뤄냈다”며 “최근 비트코인 가격도 100일 이동평균선에 거의 다다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예전과 같은 움직임을 반복한다면 곧 상승장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2020년 반감기가 다가오고 있어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중장기적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번 주에는 비트코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비트코인을 사용해 다크웹에서 아동 포르노를 유포한 웹사이트와 이용자 약 300명이 검거됐습니다. 한국인 손 모 씨가 운영한 ‘웰컴 투 비디오’라는 사이트는 아동이 등장하는 음란물 동영상 22만 건을 유통하고 자금 추적을 피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받아 왔습니다. 이렇게 모은 비트코인만 총 415 개(약 40억 원)입니다. 이번 범죄에 악용된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암호화폐 비판론자인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뉴욕대학교 교수가 비트코인의 가치를 부분적으로 인정했습니다. 17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루비니는 런던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해 “비트코인은 부분적으로나마 가치저장수단일 수 있으나 회계 단위는 될 수 없다”며 “결제수단도 아닐뿐더러 확장성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여전히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업계는 루비니가 이례적으로 비트코인 기능을 일부 인정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잠시 우상향 곡선을 그렸으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모습입니다. 14일 새벽 5시 빗썸 기준 이더리움(ETH) 가격은 21만 2,700원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15일 오전 9시 최고 22만 2,600원까지 올라섰습니다. 고점 달성 후에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16일 밤 11시 20만 6,000원까지 후퇴했습니다. 18일 새벽 1시 21만 2,300원에 거래되며 반등을 시도했지만, 실패 후 오후 3시 50분 전일 대비 0.19% 하락한 20만 6,600원에 머물고 있습니다. 쟁글에 따른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간 이더리움 가격은 전주 대비 0.55% 하락했습니다. 가격 변동성 지수는 5.64포인트로 0.9%포인트 상승했으며 시장 점유율은 8.8%로 변동이 없었습니다.

비트코인에 관심을 가지던 기관투자자들이 이더리움까지 범위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마카엘 소넨셰인(Michael Sonnenshein) 그레이스케일이사는 분기별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상품에 투자하던 투자자들이 이더리움 투자 상품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블록체인 개발사 아바랩스는 이더리움 속도와 확장성을 개선한 ‘에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출시합니다. 이더리움 가상머신(EVM)을 적용한 에이더리움은 이더리움보다 10배 빠른 거래속도를 자랑한다는 게 아바랩스의 설명입니다. 이더리움과 동일한키, EVM, 도구를 지원하면서 이더리움 생태계와 상생하겠다는 목표입니다.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은 지난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데브콘에 참석해 “이더리움이 합의 알고리즘을 작업증명(PoS)로 전환하면 해킹 비용이 상승해 비트코인보다 안전한 네트워크를 구현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정체기를 맞이한 듯한 이더리움 가격에 출시를 앞둔 이더리움 2.0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노윤주기자 daisyroh@decenter.kr

노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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