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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라, 2020년까지 된다? 안 된다?”…블록체인 법학회 컨퍼런스 열려

22일 리브라 관련 블록체인 법학회 컨퍼런스 열려
2020년 리브라 상용화 가능성 두고 열띤 토론 진행
"결국 리브라는 될 것" 의견 다수

  • 조재석 기자
  • 2019-10-23 10:52:28
“리브라, 2020년까지 된다? 안 된다?”…블록체인 법학회 컨퍼런스 열려
블록체인 커뮤니티 논스 문영훈 대표가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재석 기자

페이스북 스테이블 코인 ‘리브라(Libra)’ 백서가 공개된 지 4개월이 지났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리브라는 여러 국가의 금융당국으로부터 수많은 견제를 받았다. 여러 법정화폐로 구성될 예정이었던 통화 바스켓 리브라 리저브(Reserve)도 단일 화폐에 묶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리브라는 내년까지 상용화될 수 있을까? 전에 없던 디지털 자산이 세계적으로 상용화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22일 블록체인 커뮤니티 논스(nonce)에서는 ‘2020년 리브라 실현 가능성’을 두고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블록체인 법학회가 주최로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에는 블록체인 법학회장을 맡은 이정엽 대전지방법원 부장판사, 홍은표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비롯한 블록체인 관련 전문가 5명이 참석했다.

“리브라, 새로운 화폐 전쟁의 시작”
기조연설을 맡았던 문영훈 논스 대표는 리브라를 “긴 싸움의 시작”이라고 표현했다. 문 대표는 리브라를 논하기 위해선 현대화폐가 걸어온 길을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은행과 리브라를 직접 비교하기엔 차이가 있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 화폐의 생산권력을 가진 여러 주체는 긴 싸움을 벌여왔다”고 말했다. 기존 화폐제도에 도전하는 리브라가 새로운 화폐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문 대표는 “리브라가 통화(Monetary)와 금융(Financial) 중 어느 방향을 먼저 택하는지에 따라 상용화의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홍은표 대법원 재판연구관은 리브라를 “포용적 금융을 위한 비포용적 거버넌스 형태”라고 분석했다. 홍 연구관은 리브라가 분산화의 구조를 갖추긴 했지만, 탈중앙화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 속도와 개발 과정에 있어 신속성을 추구하기 위해 중앙 집중적 구조를 따르다 보니, 정부의 영향력 아래에 있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통화 바스켓에도 주목했다. 홍 연구관은 “여러 법정화폐를 담는 통화 바스켓은 가중평균을 통해 환율과 비슷한 기능을 갖게 될 확률이 높다”며 “리브라 통화 바스켓에 자국의 통화가 속하지 못하는 국가는 리브라에 심하게 좌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리브라, 2020년까지 된다? 안 된다?”…블록체인 법학회 컨퍼런스 열려
(왼쪽부터) 홍은표 재판연구관, 장중혁 아톰릭스랩 대표, 이준행 고팍스 대표, 고란 조인디 COO, 이정엽 블록체인 법학회장,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문영훈 논스 대표 /사진=박성민 PD

“리브라, 2020년까지 된다? 안 된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2020년 리브라 상용화 가능성’을 두고 패널 간 치열한 논쟁이 오갔다. 패널들의 발언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내년까지 상용화 된다 △내년에 상용화되어선 안 된다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된다.

문영훈 논스 대표는 “된다”에 한 표를 던졌다. 중국의 CBDC(중앙은행 디지털 통화)가 디지털 화폐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으므로 2020년까지 리브라가 상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표는 “최근 디지털화 점점 빨라지며 이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곧 국가 차원의 경쟁력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만약 리브라가 금융 쪽부터 적용된다면 내년까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리브라가 2020년에 나오면 “안 된다”는 주장도 있었다. 아톰릭스랩 장중혁 대표는 “리브라 백서를 보면 첫 장부터 17억 명을 위한 금융 시스템 마련하겠다는 말로 인류 보편적 가치를 건드리고 있다”면서 “역사적으로 큰 변화들을 이끌어낼 때 이익을 추구했던 사람들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같은 얘기들을 하곤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 대표는 리브라가 약속하고 있는 내용을 일절 믿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블록체인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정 기술’로써 사용된다면 몰라도 인류에게 공통 가치를 준다는 미명으로 금융, 경제적 가치를 담기 시작한다면 이는 당파적인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리브라, 결국엔 될 수 밖에 없다”
이날 토론에서는 정확한 시기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페이스북 리브라가 결국엔 상용화에 성공하리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정엽 블록체인 법학회장은 “리브라가 내년까지 상용화되진 않겠지만, 필연적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다”며 “그 이름이 꼭 ‘리브라’일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리브라의 주축이 되는 페이스북은 태생부터 정보를 다루는 IT 기업이고, 시대적 흐름으로 보았을 때 정보 산업은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되므로 리브라 같은 디지털 스테이블 코인이 등장하게 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태평양 박종백 변호사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박 변호사는 “2020년보다 늦을 수야 있겠지만, 분명히 시작은 하게 될 것”이라며 “리브라 백서를 살펴보면 거버넌스 안에 정부, 시민, 개인을 끌어 담으려는 흔적이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리브라는 국가와 절묘하게 타협하는 모델을 취하고 있어서 통화정책이나 규제 문제의 경우 유연하게 수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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