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스 개발사 블록원(Block.one)이 오는 1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프로젝트 ‘보이스(Voice)’의 베타 버전을 출시한다. 이오스 개발사가 직접 개발한 블록체인 SNS인 만큼 보이스는 출시가 처음 발표된 지난해 6월부터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런데 보이스에 대해 한 가지 잘못 알려진 부분이 있다. 출시 발표 당시 블록원이 이오스 블록체인을 쓴다고 예고하면서 ‘보이스는 이오스 SNS’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보이스에 대한 기대감으로 EOS 가격이 오를 만큼 사람들은 이오스와 보이스를 동일시하나, 이는 정확하지 않다. 보이스 출시 준비 과정에서 계획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보이스 베타버전은 이오스 메인넷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다. 블록원이 개발한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이오스아이오(EOS.IO)를 사용할 뿐이다. 이오스도 이오스아이오를 기반으로 개발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보이스는 우선 이오스아이오 기반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향후 보이스가 이오스 메인넷에 올라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보이스가 이오스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이 가능성에 달렸다.
블록원은 SEC 규제에 맞춰 보이스를 선보일 것을 강조하고 있다. 보이스 베타 버전도 암호화폐 규제가 가장 까다로운 미국에서 출시된다. 블록원은 지난해 12월 SEC에 보이스의 주요 프로젝트 내용을 전달했으며, 그 자료를 보이스 블로그에 올렸다. 해당 자료에서 블록원은 보이스 토큰이 SEC의 디지털자산 프레임워크에 맞춰 발행됐음을 강조했다. 블록원은 “SEC의 모든 질문에 답변하면서 SEC와 함께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SEC는 이미 2019년 9월 블록원에 벌금 2,400만 달러를 부과한 바 있다. 이오스(EOS)가 자체 플랫폼 코인이 아닌 ERC-20 기반 토큰이었을 때 이를 최초 판매한 것에 대한 벌금이다. SEC는 해당 판매를 미등록 증권 판매로 간주했다.
블록원이 지난해 5월 말 330만 이오스 램(RAM)을 구입한 것도 이오스 메인넷 활용 가능성에 힘을 더한다. 램은 이오스 메인넷에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구입해야 하는 자원이다. 블록원은 램의 활용처에 대해 언급한 적 없으나, 이오스 커뮤니티와 주요 외신들은 블록원이 보이스를 위해 램을 마련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브렌단 블루머 블록원 CEO도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달 코인데스크가 “블록원은 이오스를 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자 블루머 CEO는 트위터를 통해 이를 반박했다. 그는 “베타 버전은 테스트용이고 미래엔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검열 저항성을 높일 것”이라며 코인데스크의 기사가 틀렸다고 지적했다. 베타 버전은 테스트용이기 때문에 이오스 메인넷을 쓰지 않을 뿐, 향후에는 보이스를 이오스 기반으로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암호화폐 EOS의 가격에도 영향이 있을까? EOS와 보이스 토큰은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 전망은 단언할 수 없으나 유동성은 늘어날 수 있다. 블루머 CEO는 지난해 6월 텔레그램에서 “광고주들이 보이스에 광고를 내기 위해 EOS를 사게끔 해달라”는 커뮤니티의 요청에 “그렇게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보이스에서 이용될 토큰을 얻기 위해 EOS를 사도록 하고, 이를 통해 유동성도 늘리겠다는 이야기다.
이기호 이오스 얼라이언스 커뮤니티매니저는 “EOS와 보이스 토큰이 연동되므로 이오스 기반 DEX(탈중앙화 거래소)에 EOS/VOICE 페어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보이스 토큰은 KYC를 완료한 사람에게만 지급되기 때문에 세금 처리가 확실하므로 코인베이스 등 거래소에도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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