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채굴 관련 업체들의 사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비트코인 반감기가 약 90일 앞으로 다가온 상태에서 채굴기 제조 지연, 채굴장 운영 중단 등이 시장에 어떤 변수를 가져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재택근무 정책은 중국 암호화폐 채굴 업체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다. 정부가 일부 채굴장의 운영을 강제 중단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은 비트코인 전체 해시레이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4일 기준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점유율 1~4위를 차지하고 있는 에프투풀(F2Pool), 풀린(Poolin), 비티씨닷컴(BTC.com), 앤트풀(AntPool)은 모두 중국계 채굴업체다. 이들이 채굴장 운영에 타격을 입는다면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점유율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정부 정책에 반발하고 나선 곳도 있다. 지난 4일 장줘알(JiangZuoer) BTC.top CEO는 자신의 웨이보에 동영상과 정부 조치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경찰이 코로나19 예방 조치의 일환이라며 채굴기 가동을 중단시켰다”며 “바이러스와 암호화폐 채굴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항의했다. BTC.top은 14일 기준 전체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중 약 2.6%를 차지하고 있다.
장 CEO는 “경찰이 직원들의 업무를 중단시켰으며, 한동안 업무 복귀를 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며 “아마 다른 공장들도 모두 운영을 중단시켰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을 멈춘 중국 내 암호화폐 채굴 업체가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판샤오쥔(FanShaojun) 비트메인 세일즈 총괄은 중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하위 제조업체들의 부품 공급이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생산 인력들이 업무에 제때 복귀하지 못하면서 채굴기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는 것. 비트메인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제품은 신형인 ‘엔트마이너 17’이다. 3월 출하 물량은 이미 판매가 완료됐고, 재고도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판 총괄은 이런 이유로 비트코인 해시파워 증가 속도가 늦어지고, 채굴기 가격에도 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물류 문제도 있다. 케빈 샤오(Kevin Shao) 카난 블록체인 매니저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자사에 문제가 있다면 대책을 세울 수 있지만, 물류 문제는 손을 쓸 방법이 없다”며 “중국 현지 물류 업체들은 우한에 구호품을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 고객에게 채굴기를 배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샤오 역시도 부품 공급을 받지 못해 채굴기를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트코인 가격에 영향이 있겠지만, 반감기와는 큰 상관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나형준 디베이 대표는 “채굴기가 귀해지면 비트코인과 채굴기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 영향이 단기적인 것이라 얼마나 이어질지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나 대표는 “중국 채굴 업계의 현재 상황과 비트코인 반감기는 별개의 문제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노윤주기자 daisyroh@decenter.kr
- 노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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