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의 초기 비앱(BApp, Blockchain Application) 파트너들이 발행한 토큰이 줄줄이 상장 폐지되고 있다. 거래량 감소와 시세 조작 위험이 주된 이유다. 클레이튼 비앱에서 사용하는 토큰을 구하는 통로가 줄어든 만큼, 클레이튼 생태계 확장도 더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클레이튼 암호화폐 지갑 ‘클립’이 출시된 이후 상황이 나아질 것인지도 관건이다.
하지만 비트소닉은 클레이튼 토큰 스왑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비트소닉 관계자는 “이번에 상장 폐지된 두 암호화폐는 거래량이 적어 클레이튼 메인넷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지웅 힌트체인 대표는 “비트소닉에서 클레이튼 스왑 지원을 하지 않아 상장 폐지에 협조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폐지에 앞서 비트소닉은 힌트체인과 클라우드브릭을 포함한 10종 암호화폐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유는 적은 거래량으로 인한 시세 조작 위험성이다. 이번 상장 폐지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비앱 파트너 인슈어리움(ISR)도 투자 유의 종목에 포함됐다.
또 지난 13일에는 글로벌 대형 거래소 중 하나인 오케이엑스가 클레이튼 비앱 토큰인 에어블록(ABL)을 상장 폐지했다. 역시 거래량이 적은 탓이다. 오케이엑스는 “(ABL은) 상장 정책 중 ‘특정 암호화폐의 유동성 부족 현상이 발생하거나 거래량이 현저히 낮은 경우’에 해당한다”며 상장 폐지 이유를 밝혔다. 남성필 에어블록 대표는 지난 20일 블로그를 통해 “오케이엑스에서 ABL이 상장 폐지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그러나 상장 폐지가 에어블록 프로젝트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클레이튼 기반 토큰들을 가장 많이 지원하는 코인원 마저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코인원은 지난해 7월 ‘클레이튼 파트너 상장 릴레이’를 진행할 정도로 클레이튼 기반 토큰 지원에 앞장섰던 거래소다.
코인원은 지난 1월 “거래 지속성과 최소한의 거래량 미달로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코스모체인의 암호화폐 코스모코인(COSM)을 상장 폐지했다. 코스모체인은 클레이튼의 1호 비앱 파트너다. 앞서 코인원은 클레이튼 비앱 콘텐츠프로토콜이 사업 종료를 알리기 전인 지난해 12월 말 암호화폐 CPT를 상장 폐지한 바 있다.
이 중에선 힌트체인처럼 이미 서비스를 출시한 프로젝트도 있고 출시를 앞둔 프로젝트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토큰 사용처가 될 서비스를 확장하기도 전에 토큰 거래 기반을 잃었다. 클레이튼 파트너로서 처음 시장에 나선 곳들이 서비스 확장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한 클레이튼 비앱 관계자는 “지난해 클레이튼은 비앱 파트너를 많이 확보했지만, 클립 출시가 늦어지면서 파트너들의 일정도 연기됐다”며 “그동안 시장의 관심도도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출시 예정이었던 클립의 출시가 미뤄지면서 클립을 활용하는 서비스들도 개발을 미뤘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시장의 관심이 줄면서 토큰 거래량도 자연히 줄었다.
그렇다면 클립이 출시될 경우 이들 비앱의 사업도 탄력을 받을까? 클립은 카카오톡에 탑재된다. 즉, 클레이튼 비앱들은 클립에 토큰을 보관하는 것만으로도 사용자를 모을 수 있다. 토큰 보유자가 많아지면 클레이튼 메인넷을 지원하는 거래소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클립 탑재를 기대하며 클레이튼 지원 거래소에만 상장하는 프로젝트도 나타났다. 비앱 파트너 보라(BORA)는 클레이튼 메인넷으로의 이동과 보라 토큰의 클립 탑재를 준비하기 위해 클레이튼 메인넷을 지원하는 거래소에만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보라는 클레이튼 지원이 불투명한 거래소 디지파이넥스코리아에서 스스로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보라 관계자는 “디지파이넥스코리아와 직접 논의한 후 상장 폐지를 진행했다”며 “클레이튼 메인넷을 지원하는 거래소 위주로 토큰을 상장하기 위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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