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은 채굴해서 얻을 수 있다. 또 비트코인은 희소하다. 발행량이 고정되어 있다. 많은 사람은 비트코인을 대체투자 수단으로 여기며 사들이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안전자산 중 하나인 금과 유사한 특징이다.
9일 미국증시가 폭락했다. 다우산업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7.79%와 7.29% 하락했다. S&P 500 지수도 7.6% 떨어졌다.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독일의 주가지수도 7%대 이상 급락했다. 전 세계의 모든 주가지수가 하락했다. 오른 국가는 단 한 곳도 없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올랐을까? 그렇지 않다. 비트코인 가격은 10일 오전 9시 30분 기준 전일대비 2.77% 떨어졌다.
위 그래프에서 파란 선은 비트코인 가격을 나타낸다. 그리고 다우와 나스닥, S&P 500은 각각 빨강, 주황, 노랑 선이다. 최근 몇 개월은 비트코인과 주식시장의 방향성이 일치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2년의 시점에서 보면 대체적으로 비트코인과 주식 가격 간 상관계수(Correlation)은 매우 낮다.
그래프를 5년으로 펼쳐보면 주식과 비트코인 가격 간 상관성을 지금 단계에서 파악하기란 어렵다는 걸 알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5년 동안 무려 2,957% 상승한 반면, 주식 시장의 수익률은 49%에 그쳤다. 물론 49%가 낮은 숫자가 아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이 시기에 증폭됐고, 수요가 급격히 몰리며 가파른 상승을 보였다고 해석하는 게 더 적절할 것이다.
반면 다우산업지수(빨강)와 금 선물(파랑)은 음의 방향으로 높은 상관성을 보인다. 즉, 금의 가격은 주가가 급락할 때마다 상승했으며, 그 변동성 또한 주식 시장과 유사하다. 주식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분산하거나 단기적인 주가 하락에 방어할 때 비트코인보단 금이 훨씬 유용하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학교 교수는 9일 트위터를 통해 “어제 비트코인 가격이 8% 하락했으며, 이는 국제 주가 하락보다 더 큰 폭”이라고 지적하며 “비트코인이 좋은 헤지 수단이기보단 위험 자산이란 또 다른 증거”리고 전했다.
비트코인 채굴기업의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 등을 제외한 나머지 암호화폐의 가치는 프로젝트의 성패에 달렸다”며 “이들 암호화폐가 넓은 의미에서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에 대한 헤지의 수단으로 취급되기엔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계속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와 터키에서 국가 화폐의 가치가 하락하자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찾았다. 세계 경제가 요동칠수록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고, 이에 따라 수요가 가격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비트코인 거래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19년 초 50억 달러 미만이던 24시간 거래량은 최근 470억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심두보기자 shim@decenter.kr
- 심두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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