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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인터뷰]EY컨설팅 블록체인 팀 "블록체인, 다른 기술과 연계 가능성에 주목"

블록체인,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과 연계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 커져…블록체인 업계에 기회

2년 째 정부 과제 수행 중…차이점은?

공공 영역에선 블록체인이 강점

진창호 EY한영 상무가 디센터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출처=EY한영.


"블록체인을 보는 관점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엔 지엽적 시각에서 블록체인 적용을 고민했죠. 가치사슬의 특정 과정을 개선한다든지, 처리 속도를 높이는 방법 등에 초점을 맞춰 컨설팅을 진행했습니다. 최근엔 다른 기술과의 ‘연계’에 초점을 맞춰 블록체인 도입을 고려합니다. 플랫폼을 구축할 때 블록체인이 할 수 있는 역할에 주안점을 둬야 합니다." EY컨설팅 블록체인 팀이 컨설팅을 하는 방향이다.

지난 달 28일 서울 여의도 EY한영 본사에서 EY컨설팅 블록체인 팀 진창호 상무, 신승환 시니어 컨설턴트, 황라현 시니어 컨설턴트를 만났다. 이 팀이 꾸려진 지는 올해로 3년 째다. 진 상무는 “지난해 8명이었던 팀 구성원이 15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과거보다 줄어들긴 했다”면서도 “블록체인은 이제 기저기술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엔 블록체인을 활용한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만으로도 기업 홍보가 됐지만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 진 상무는 “기업이 클라우드를 이용한다고 광고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블록체인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기술과 융합해 플랫폼을 구축하는 기저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인공지능(AI)·빅데이터와 연계 가능성


진 상무는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AI와 블록체인의 연계 가능성을 예로 들었다. 그는 “AI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학습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라며 “누가 어떻게 데이터를 모았는지 등 데이터에 대한 신뢰도가 있어야 이를 활용할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저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이라는 것이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검증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실증환경에서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시험을 했는지 데이터 무결성이 확보돼야 한다. 그는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디지털 세계에 있는 정보에 신뢰를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다른 기술과의 융합 관점에서 접근하면 다방면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왼쪽부터) 신승환 시니어 컨설턴트, 진창호 상무, 황라현 시니어 컨설턴트./출처=EY한영.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 커져…블록체인 업계에 기회


마이데이터 사업, 데이터3법 등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요즘이 블록체인 업계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EY컨설팅 블록체인 팀의 시각이다. 특히 DID(Decentralized Identifiers) 기술에 주목했다.

DID는 정보를 관리하는 주체가 기업 등 중앙화된 기관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신승환 컨설턴트는 "DID가 현재는 신원증명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향후 부동산 등기 등 여러 디지털 자산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신 컨설턴트는 “미래에는 디지털 세계에서 자산으로 인정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진 상무는 “과거에는 디지털 자산화되지 못했던 자산이 DID 기반으로 디지털 지갑 안에 담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융자산은 물론이고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자산을 쪼개고, 거래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신원인증 관점에서 DID를 이용하는 것은 초기 단계이고, 향후에는 특정 활동을 하는 데에도 DID를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예를 들어 ‘오후 2시 여의도 한강공원에 있다’는 것에 자격을 부여하고, 개인이 정보를 제공했을 때 프로모션으로 할인 쿠폰 등을 지급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이런 사업에 다양한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엔 글로벌 통신기기 제조업체에서 EY컨설팅에 DID 관련 컨설팅을 받기도 했다.

DID 플랫폼이 성장할 수 있는 요건으로는 지급·결제 시장 장악을 꼽았다. DID가 가상 세계로 진입하는 게이트웨이라면, 서비스 끝 단에는 지급·결제가 있다는 것이다. 즉 DID플랫폼 수익 모델이 궁극에는 지급·결제 서비스와 직결된다는 주장이다. 진 상무는 “페이스북이 리브라 프로젝트로 지급·결제 시장에 집중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신 컨설턴트는 “미래에는 현존하는 DID플랫폼이 아니라 다른 업체에서 DID 시장 주도권을 쥘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술 컨설팅 지원' 정부 과제 2년 째 수행 중


EY컨설팅 블록체인 팀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주도의 ‘블록체인 기술 컨설팅 지원’ 공공 프로젝트를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담당하고 있다. 황라현 컨설턴트는 “지난해에는 10개 기업 컨설팅을 할 때 모든 업체에 각각 최소한 3개씩은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반드시 블록체인을 사용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올해에는 기업의 주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 3가지를 제안할 예정이다. 그는 “이 서비스 3개가 무조건 블록체인을 써야만 가능한 건 아니”라며 “3개 중 특정 서비스는 블록체인이 필요할 수도 있고, 혹은 3가지 서비스를 연계하기 위해서 블록체인이 사용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주객이 전도돼 블록체인을 접목하기 위해 서비스를 도출하진 않을 것이란 이야기다.

이 팀은 정보화진흥원(NIA)에서 주도하는 컨설팅 과제도 진행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대구 전기 차 관련 플랫폼, 제주도 친환경 소재 관련 플랫폼 구축 방안을 고안 중이다. 올해 말 컨설팅이 끝나고 정부에서 채택이 되면 내년부터 실증사업(PoC)이 진행될 예정이다. 진 상무는 “플랫폼 설계라는 관점에서 블록체인뿐 아니라 이종 산업간 연계, 타 기술과의 융합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 영역에선 블록체인 내세우는 게 강점


황 컨설턴트는 “고객 입장에선 특정 서비스에 블록체인이 활용됐는지 개의치 않지만 공공의 신뢰가 필요한 영역에선 블록체인을 내세우는 것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이 신뢰를 담보하기 때문이다. 민간 시장에선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줄었지만 전세계 각국 정부에선 블록체인 관련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다. 진 상무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DBC) 등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하면 내년 초부터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예리 기자 yeri.do@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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