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트체인은 지난 2018년 높은 관심 속에 블록체인 사업을 시작했다. 요리 레시피 공유 앱 '해먹남녀'로 유명한 바이탈 힌트가 새롭게 진출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시장 상황은 마냥 좋게만 흘러가지는 않았다. 힌트체인은 우선 실사용 서비스를 출시했다. 클레이튼의 이니셜 서비스 파트너(ISP)로 합류해 사업을 전개했다. 지난 6월에는 기다리던 카카오톡 앱 내 암호화폐 지갑 클립이 출시됐다. 힌트토큰(HINT)도 탑재됐다.
힌트체인은 기세를 몰아 오는 3분기 사업 및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다. 디센터는 지난 7일 정지웅 힌트체인 대표를 만나 향후 로드맵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힌트체인은 토큰 스왑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힌트토큰을 발행하고, 기존 토큰은 소각할 방침이다. 신규 토큰의 스마트 컨트랙트에는 추가 토큰 발행 및 소각 기능이 없다.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최근 클레이튼 기반 프로젝트가 공지 없이 토큰을 임의 발행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 가운데 힌트체인은 발행·소각 테스트를 하다 토큰이 한 개 더 발행되는 헤프닝을 겪고 덩달아 오해를 받았었다.
정지웅 대표는 "신뢰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우려되는 부분이 있으면 이를 예방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신뢰도 제고 차원에서 스마트 컨트랙트 감사(오디팅)도 진행할 계획이다.
3분기 내로 실사용 서비스도 확대한다. 힌트체인은 이미 '힌트멤버십'이라는 외식 관련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힌트 토큰으로 외식 업체 이용권을 구매하는 형식이다. 정 대표는 "자신 있는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식품과 관련 용품 그리고 콘텐츠 분야에서도 성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콘텐츠의 경우 크리에이터가 가진 재능에 가치를 부여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먹남녀 운영사인 바이탈힌트는 현재 '해먹 라이프'를 운영하고 있다.
동영상으로 배우는 유료 라이프 스타일 강의다. '요리하며 배우는 영어', '하루 30분 쉽고 빠른 패스트 건강법' 등의 수업이 열린다. 힌트체인의 콘텐츠 사업도 해먹 라이프의 연장선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식품의 경우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거나 힌트에서만 구매 가능한 독점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예약공시를 통해 커뮤니티에 알릴 계획이다. 예약공시란 사업 내용의 큰 얼개만 공개하고, 세부 내용은 나중에 알리는 공시 방법이다. 한 번에 모든 내용을 밝히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
정 대표는 "사업적으로는 모든 내용이 확정된 후 공시하는 게 맞다"며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 특성 상 사업 진행 내용을 커뮤니티에 알려야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시행착오 끝에 상세한 설명을 포함한 예약공시를 하기로 했다"며 "확정 전, 커뮤니티의 의견을 듣고 이를 수렴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힌트체인은 올해 안으로 스테이킹 보상을 강화한다. 힌트체인은 현재 힌트 토큰 장기 보유자들에게 보상으로 클레이(KLAY)를 지급하는 스테이킹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클립 지갑에 힌트 체인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을 파악하고, 보유량에 따라 힌트체인 소유의 클레이를 배분하는 형태다.
정 대표는 "힌트 토큰의 가치를 유지해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이라며 "토큰 외에도 실물 상품이나 할인 쿠폰 등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보상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파트너사들과의 협업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가장 긴밀하게 소통 중인 곳은 롯데마트다. 롯데마트와는 데이터 및 콘텐츠 서비스 부분에서 포괄적인 협력을 진행 중이다. 힌트체인은 롯데마트의 엠쿠폰 앱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 가능한 자료로 가공하는 역할을 맡았다.
정 대표는 "힌트체인 유저들에게 엠쿠폰에서 사용 가능한 쿠폰을 지급하는 등 데이터 트레킹을 위한 협력을 해왔다"며 "다음 단계 협업 방향도 설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산업이 속도는 느리지만 맞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봤다. 다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블록체인 선도국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초기에는 낙관적으로 바라봤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겪게 됐다"며 "이제 경험이 생기고, 옥석이 가려지고 있으니 남은 업계 참여자들은 책임을 미루기보단 똘똘 뭉쳐 업계를 발전시켰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노윤주 기자 daisyroh@
- 노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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