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 공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준)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가운데, 블록체인을 핵심 기술로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MIT는 CBDC 설계에 분산원장이나 암호화 등을 참고할 것이긴 하나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려는 시도를 한다는 입장이다.
◇MIT-보스턴 연준 CBDC 연구… ”기존 기술, CBDC에 부적합”
9월 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미디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MIT 미디어랩의 디지털통화 연구 팀 DCI(digital currency initiative)과 보스턴 연준은 CBDC 발행에 대한 초기 연구에 돌입했다. 나룰라 팀장은 CBDC를 설계하는 데 분산원장, 암호화폐 등을 활용한 모범 사례를 참고할 것이라고 전하면서도 블록체인이 근간 기술이 될지에 대해선 답을 피했다. 그는 “암호화 전문가를 영입하긴 했으나 다른 분야 도움을 구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만 말했다.
또한 페이스북이 추진 중인 암호화폐 프로젝트 리브라(Libra) 관련 기술도 검토했으나 민간에서 구축한 기술은 중앙은행이 완벽히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활용 가능성이 낮다고 부연했다.
기존 기술이 CBDC를 구축하는 데 적합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가 기존에 본 플랫폼들은 모두 CBDC를 위해 설계됐다고 보기 힘들었으며, 과연 그것들이 CBDC 요건을 충족할지 미지수”라며 “우리는 보스턴 연준으로부터 권한을 부여 받아 아예 새로운 기술을 통해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용자 중심 연구... 적절한 익명성 보장 관건
양측은 은행간 디지털원장을 공유하기 위한 기술이 아닌, 개인이 직접 사용 가능한 디지털화폐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네하 나룰라(Neha Narula) DCI 팀장은 “이용자 중심의 보안성이 우수하고 고효율의 CBDC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거래 효율은 높이되 이용자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도록 적절한 익명성을 보장하는 게 연구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2년차 연구 때 개인정보 보호와 법 준수 간 절충안을 마련하기 위해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라엘 브레인라드(Lael Brainard) 연준 이사도 지난달 열린 샌프란시스코 연준 연설에서 “CBDC는 프라이버시 위협과 금융 안정이라는 기회와 리스크를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은 양면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연구는 2~3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가 끝나면 모든 내용은 대중에게 공개되고 누구나 실험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로 공유된다.
정부가 직접 관여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MIT의 연구 결과가 미국 CBDC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미국에선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Christopher Giancarlo)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전(前) 위원장이 주축이 돼 설립한 비영리단체 디지털달러재단이 민간 차원에서 CBDC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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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디 권선아 기자
- 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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