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크리에이터 MCN 디퍼런트밀리언즈(디밀)은 업계 후발주자다. 지난해 법인을 설립하고 이제 막 1년이 지났다. 업계는 이미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디밀은 최근 15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헌주 디밀 대표는 이 전에도 창업 경험이 있다. 교육 사업에도 뛰어들었었고, 패션 및 뷰티 쇼핑 정보를 제공해주는 앱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후 자연스레 뷰티 업계에 관심이 생겼고, 크리에이터와 교류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디밀 창업으로 이어졌다. 디센터는 이헌주 대표를 만나 산업 전망과 크리에이터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이헌주 대표는 "창업에 앞서 고민이 많았다"며 "사람(채용)에 대한 게 가장 컸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광고 에이전트로 활동하면서 일정 규모 이상의 수입도 올렸지만 매너리즘에 빠지는 느낌이었다. 꿈이 사라져감을 느꼈다. 고민을 거듭하던 중 그는 우연히 뜻이 맞는 동료를 만나 작은 공유오피스에서 둘이서 사업을 시작했다.
디밀을 시작하면서 인플루언서 마케팅 분야로 길이 열렸다. 이 대표는 "시장에서 키워준 것 같다"며 "아직 산업 초기이다 보니 소규모부터 대규모까지 여러 브랜드가 찾아줬다"고 말했다. 뷰티 크리에이터와 브랜드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이헌주 대표는 미디어와 뷰티 산업이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묘사했다. 그는 "매스미디어가 1인 미디어로 쪼개지고 있다"며 "뷰티 산업도 타깃이 세분화된 다수의 브랜드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디밀은 국내 뷰티 브랜드 수를 2만 개로 추산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신진 브랜드와의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다.
크리에이터 및 인플루언서와의 협업도 진행한다. '디바인'이라는 유통 채널도 만들었다. 소규모 프로젝트의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하기도 하고, 처음부터 인플루언서 이름을 내세운 제품을 함께 제작해 판매한다. 이 대표는 "앞으로 더 많은 브랜드가 나올 것"이라며 "브랜드와 인플루언서를 매칭해 판매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도록 디바인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디밀은 최근 디바인의 영역을 라이프스타일(생활용품)까지 확장하기 위해 스타트업 '시너지 플래닛츠'를 인수했다.
디밀은 크리에이터 포함 약 300여 명의 '풀'을 보유하고 있다. 일종의 파트너십 관계다. 전반적인 매니지먼트를 관리하는 전속 크리에이터는 소수정예로 꾸리고 있다. 이헌주 대표는 "크리에이터 영입 전 그의 정체성을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정체성은 브랜드 광고나 커머스 활동을 결정짓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크리에이터가 생산하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깊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게 디밀의 방침이다. 이 대표는 "콘텐츠 분야에서는 크리에이터가 전문가"라고 말했다. 이보단 비즈니스 측면에서 성장을 위한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있다. 또 전속 크리에이터들과는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협력한다. 일례로 뷰티크리에이터 '우린'과는 아워즈라는 향수를 출시했다.
이헌주 대표는 더 많은 크리에이터가 생겨나야 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시장에서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한다"며 "향후 1인 미디어,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시장은 훨씬 더 커질 것이라는 게 그의 예측이다. 그는 "시장 규모를 뒷받침하기 위해 더 많은 크리에이터 채널이 생겨야 한다"며 "관련 분야 인력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에이터에게 MCN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대표는 "창작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는 크리에이터의 전문성은 '창작'에 있다고 봤다. 크리에이터가 본인의 시간을 콘텐츠 기획에 조금 더 많이 할애할 수 있도록 MCN이 부가적인 비즈니스 부분을 도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라이브 커머스가 비대면 시대 새로운 쇼핑 방식으로 급부상 했다. 이 대표는 크리에이터가 이를 기회삼아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크리에이터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신의 지식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기반해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며 "또 라이브 커머스로 소비 데이터를 창출해 향후 브랜드와의 콜라보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디밀의 역할은 각 커머스 플랫폼에 적합한 인플루언서를 추천하는 것이다.
이헌주 대표는 디밀과 디밀이 속한 산업은 "발전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더 실력 있고, 능력 있는 인플루언서와 브랜드를 발굴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뷰티 산업은 디지털화가 늦고, 정보 비대칭이 심한 산업"이라며 "비대칭을 해결하는 게 장기적 목표"라고 밝혔다.
/노윤주 기자 daisyroh@
- 노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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