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폭등하면서 소위 ‘비트코인 테마주’라 불리는 주식시장 상장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 기업은 주로 암호화폐 거래소나 운영사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BTC 가격이 크게 오르자 기업 주가도 덩달아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이 단순히 지분만 보유하고 있을 뿐 암호화폐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 아니어서 분위기에 힘쓸려 투자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일 오전 10시 40분 빗썸 기준 BTC 가격은 전일 대비 0.12%(5만5,000원) 오른 4,677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24시간 거래금액은 ,137억 7,208만 원에 달한다. BTC는 지난해 11월 약 3년 만에 개당 거래가가 2,000만 원을 넘어선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년 만에 약 5배 가까이 급등했다.
BTC 상승세와 함께 이더리움(ETH) 등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걸친 상승장이 지속되면서 주식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비덴트, 티사이언티픽(옴니텔), 위지트, 우리기술투자 등 소위 ‘비트코인 관련주’가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비덴트는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운영사인 빗썸코리아 지분을 10.3%, 빗썸홀딩스 지분을 34.24% 보유하고 있다. 티사이언티픽과 위지트도 빗썸 관련주다. 티사이언티픽(구 옴니텔)은 빗썸코리아의 지분을 8.23% 갖고 있고, 위지트는 티사이언티픽 지분을 24.32% 보유하고 있다. 우리기술투자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 지분을 8%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암호화폐 상승장으로 거래소가 호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핵심 수익 모델은 거래 수수료다. 암호화폐 가격이 올라가고, 거래량이 증가하면 수익이 높아진다. 거래소 수익성이 개선되면 거래소에 지분투자한 상장사도 수혜를 입을 것이란 논리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지분 투자 사실만으로 비트코인 관련주로 생각하고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위원은 “이런 논리라면 반대로 암호화폐 가격이 떨어지면 거래소에 지분 투자한 기업들의 주가도 빠진다는 이야기”라며 "주식에 투자할 땐 해당 기업의 펀더멘탈, 실적을 봐야 하는데 소위 비트코인 테마주라 불리는 종목은 실제 비트코인 관련 기업이라 보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해당 기업들이 보유한 지분이 크지 않고, 암호화폐 거래소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체적으로 비트코인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한 연구위원은 "솔직히 말해 국내엔 엄밀한 의미의 비트코인 관련주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테마주로 묶이는 기업 가운데는 오래 전 관련 사업에서 손을 뗀 기업도 있다. SCI평가정보다. SCI평가정보는 지난 2017년 암호화폐 거래소 ‘에스코인’을 운영하다가 문을 닫았다. SCI평가정보 관계자는 “현재는 관련 사업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한 연구위원은 비트코인 관련주를 찾는다면 해외로 눈을 돌리라고 전했다. 실제 비트코인을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거나 비트코인에 투자한 기업에 투자하라는 조언이다. 스퀘어(Square), 페이팔(PayPal), 마이크로스트레터지(MicroStrategy) 등이 대표적이다.
스퀘어의 송금 애플리케이션 캐시앱(CashApp)은 비트코인 거래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팔은 지난해 미국 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암호화폐 서비스를 출시했다. 페이팔 앱에서 암호화폐 구입, 보관, 판매할 수 있다. 마이크로스트레터지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현금자산과 채권담보를 매각해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회사가 매수한 비트코인은 7만470개다.
/도예리 기자 yer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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