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간 이슈를 콕 집어 정리해 드리는 [도기자의 한 주 정리]입니다.
이번주 세상을 뜨겁게 달궜던 소식은 테슬라가 비트코인(BTC) 15억 달러, 원화로 1조 7,000억 원어치를 매입했다는 뉴스입니다. 테슬라는 향후 법의 테두리 안에서 BTC를 결제 수단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테슬라 효과로 BTC는 5,000만 원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는 이번 투자 배경으로 현금 수익 다양화와 수익 극대화를 꼽았는데요. 그 이면에 어떤 전략이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2019년 ‘오프라인 아웃’을 선언했습니다. 자동차 딜러 같은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차를 팔겠다는 겁니다. 이처럼 그간 테슬라는 자동차 온라인 판매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벤츠, BMW 등도 온라인 판매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경쟁자가 늘어나자 테슬라가 기존의 우위를 굳히기 위해 BTC 도입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디지털 자산으로 결제 방식을 진화해 자동차 온라인 판매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겁니다.
테슬라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보면 제품을 판매하고 결제 대금으로 받은 BTC를 “현금으로 유동화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BTC를 축적하겠다는 여지를 남긴 건데요. 이를 두고 일각에선 테슬라가 BTC를 활용해 디지털 자산 금융 서비스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민간 기업으로는 최초로 유인 우주선 왕복 여행에 성공한 기업으로, 인류의 화성 이주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BTC 투자는 이 화성 이주 프로젝트의 일환이란 주장이 있습니다. 화성에서 실물 화폐를 사용하기 어려운 만큼 현물이 필요 없는 디지털로 구현된 대안 결제 수단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인공위성, 스타링크와의 관련성을 언급했습니다. 지상의 자동차와 우주에 있는 인공지능을 연결해 거대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비트코인은 결제 수단으로 쓰기에는 처리 속도가 느리고, 가격 변동성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페이스북에서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테슬라는 이러한 비트코인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왜 결제 수단에 비트코인을 추가한 걸까요?
앞서 페이팔 사례에서 테슬라의 전략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페이팔도 결제용 자체 코인을 발행하기 보다는 기존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에 추가하는 방식을 택했는데요. 이 같은 행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생태계를 주름잡게 되면 알트코인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페이팔이 어떤 암호화폐를 지원할지 결정하는 주체가 돼 암호화폐 생태계 내에서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테슬라도 이런 점을 노린 건 아닐까요?. ‘테슬라가 인정한 코인’이란 이름표가 붙으면 보다 많은 사람이 해당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게 될 겁니다. 그만큼 테슬라가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게 되겠죠. 물론 현재도 일런머스크는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긴 합니다.
이처럼 테슬라가 BTC에 투자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아직 테슬라가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 뚜렷한 윤곽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분명한 점은 테슬라가 암호화폐 사업에 본격 진출을 선언한 것은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에 희소식이라는 겁니다.
/도예리 기자 yeri.do@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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