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락을 반복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코인이 있습니다. 일론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에 이 코인 이야기만 수차례 올리기도 했죠. 이 코인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번 편에선 ‘도지코인(DOGE)’을 소개합니다.
일론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도지코인을 꽤 많이 언급했습니다. 도지코인은 공식 계정에 “일론 머스크가 우리를 꽤 멋지다고 생각한다(Elon Musk thinks we’re pretty cool)”이라고 써 놓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3년 IBM 소프트웨어 개발자 빌리 마커스(Billy Markus)는 비트코인이 인기 끄는 걸 보고 자기만의 암호화폐를 만들기로 계획합니다. 처음 이름은 비디오게임 ‘애니멀 크로싱(Animal Crossing)’에서 화폐로 사용되는 ‘벨’이란 이름을 따 왔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인기가 시들했죠. 그때 마침 어도비에서 개발자로 일하던 잭슨 팔머(Jackson Palmer)가 ‘도지(doge)’ 밈(meme)을 보여주면서 이름을 변경할 것을 제안합니다. 마커스는 그의 의견을 수용해서 도지코인으로 코드를 수정합니다.
이 도지(Doge)는요, 도지코인이 개발된 2013년 당시 인터넷에서 유행하던 밈입니다. ‘개(Dog)’의 속어인데요. 일본 시바견 사진에 재밌는 코멘트를 갖다 붙이면서 밈이 시작됐습니다. 이때 미국의 월간 잡지 와이어드(Wired)는 도지를 올해의 밈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밈을 도지코인에 적용했다는 사실만 봐도 개발자들이 얼마나 장난스럽게 이 코인을 개발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도지코인 채굴자는 수학 퍼즐을 풀면 도지코인 한 개서부터 수백 만 개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도지코인은 발행되자 마자 선풍적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난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을 도지코인으로 후원하기도 했습니다. 또 미국 알리바마에 있는 레이싱 경기장 ‘탈라디가 슈퍼스피드웨이(Talladega Superspeedway)’의 레이서에게 6,700만 도지코인을 모아 레이싱카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때 반짝했던 도지코인은 대부분의 밈이 그러하듯 서서히 사람들 기억 속에 잊혀 갔습니다.
지난해 7월 틱톡에서 도지코인 틱톡 챌린지가 인기를 끌면서 가격이 약 두 배 뛰었습니다.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에 도지코인을 언급하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그가 도지코인 관련 트윗을 올릴 때마다 가격이 급상승했죠. 스눕독(Snoop Dogg), 록그룹 키스(KISS)의 멤버 진 시몬스(Gene Simmons) 등도 연달아 밈 행렬에 동참하며 도지코인의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
도지코인은 특별한 목적 없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실 사용처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게다가 비트코인과 달리 도지코인의 발행량이 무한대입니다. 가격을 안정화할 알고리듬이 없습니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만 가격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지 커뮤니티의 인기, 유명인사들의 언급에 의해서 가격이 조정되는 양상을 보입니다.
이 때문에 비판적 시각도 나옵니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CEO는 지난 8일 트위터에 “도지코인 투자 광풍은 곧 형편없이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게임스탑 사태가 그랬듯 도지코인 투자 광풍은 탐욕의 끝을 보여준 것”이라며 존재 목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도지코인에 투자하기 전 이 코인이 재미로 만들어졌다는 점, 특별한 목적이 없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도예리 기자 yeri.do@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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