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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기자의 한 주 정리]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나오면 비트코인 가치 하락?…긍정적 상호작용 가능성

기존 금융시스템 주도권 쥐고 있는 세력, 암호화폐 연달아 비판
CBDC와 비트코인은 결이 달라…상호 보완 가능성

  • 도예리 기자 yeri.do@
  • 2021-03-26 08:05:03
[도기자의 한 주 정리]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나오면 비트코인 가치 하락?…긍정적 상호작용 가능성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발행되면 비트코인(BTC) 가치가 하락할 것.”


지난 24일 이주열 한은총재가 서면간담회 답변서에서 내놓은 의견입니다. 한은은 지난해부터 CBDC 파일럿 시스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실제 CBDC를 발행할지는 아직 정해진 바 없지만 CBDC가 발행되면 비트코인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한 겁니다. 한은 말고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등 전세계 규제 당국에서 BTC와 같은 암호화폐를 견제하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는데요.


어떤 이해관계가 숨겨져 있는지, 그리고 정말 CBDC가 발행되면 BTC 가치가 떨어질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주간 이슈를 콕 집어 정리해 드리는 [도기자의 한 주 정리] 입니다.



기존 금융시스템 주도권 쥐고 있는 세력, 암호화폐 연달아 비판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은 파월 의장의 발언과 맞닿아 있습니다. 지난 22일 파월 의장은 “가상화폐는 매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유용한 가치 저장 수단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그 뒤에 나오는 말입니다. 그는 “가상화폐는 달러화보다는 기본적으로 금의 대체적인 투기적 자산에 더욱 가깝다”고 부연했습니다.


BTC 등 암호화폐는 달러화 같은 법정화폐와는 견줄 수 없고, 기존의 금융 시스템을 무너뜨리진 못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주열 총재의 견해도 BTC를 견제하면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가 더 강력하다고 의견을 피력했단 점에서 제롬 파월의 발언과 맥락이 같습니다.


지난 24일 아구스틴 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총재는 더 노골적으로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는 “암호화폐가 현재 법정화폐의 주권을 뺏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말을 한 주체들은 모두 법정화폐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세력이란 공통점이 있습니다.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암호화폐를 견제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CBDC와 비트코인은 결이 달라…상호 보완 가능성

그럼 정말 CBDC가 발행되면 BTC와 같은 암호화폐의 가치가 떨어질까요?


의견이 분분합니다만 파월 의장의 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파월 의장의 말을 다시 살펴볼까요? 그는 “가상화폐는 달러화보다는 기본적으로 금의 대체재인 투기적 자산에 더욱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즉 가상화폐가 법정화폐의 영역을 넘나들 수는 없다고 보지만(혹은 경고하지만) 금과 같은 대체 투자 자산으로써 가치는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주열 총재와 파월 의장은 CBDC를 비롯한 법정화폐를 옹호하며 BTC를 견제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BTC를 바라보는 시각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는 걸 엿볼 수 있습니다.


이주열 총재는 BTC의 가치를 지급결제 수단에 한정해 판단했다고 보입니다. 물론 BTC는 애초에 만들어진 목적이 ‘탈중앙화된 네트워크 기반의 개인 간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습니다. 테슬라를 필두로 다양한 기업이 BTC 결제 지원을 시작하면 실제 지급 결제를 위해 BTC를 사용하는 소비자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BTC는 본래 취지보다는 ‘가치저장의 수단’으로 더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BTC를 대량으로 매입한 데 이어, 테슬라에 지불된 BTC를 현금으로 바꾸지 않겠다고 공표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스퀘어 등 글로벌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사들였습니다. BTC로 무언가를 지급하거나 결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니 헷지 수단으로 BTC에 투자한 겁니다.


이런 관점에서 BTC와 CBDC는 결이 달라 보입니다. 오히려 CBDC가 발행되면 관련 인프라 구축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 상호간 긍정적 작용을 할 수 있다고 예상됩니다.


규제 당국의 입장과는 다르게 글로벌 기업들은 암호화폐 관련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24일부터 BTC를 결제 옵션에 추가했고, 피델리티는 비트코인 ETF를 추진 중입니다.


정부의 견제 속에 암호화폐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도예리 기자 yer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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