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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기자의 한 주 정리] 코인 발행 심사·거래 시간 제한…기술 이해 부족한 법안 난무

  • 도예리 기자 yeri.do@
  • 2021-05-14 08:30:00
[도기자의 한 주 정리] 코인 발행 심사·거래 시간 제한…기술 이해 부족한 법안 난무

투자자 보호책은 없이 암호화폐 과세안만 내놓은 정부, 2030세대를 중심으로 강력한 비판이 일자 국회의원들이 나섰습니다. 암호화폐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의 법안을 내놓고 있는데요. 여야 할 것 없이 코인 민심을 붙잡기 위해 애쓰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법안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부족했던 걸까요? 다소 황당한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한 주 간 이슈를 콕 집어 정리해 드리는 도기자의 한 주 정리입니다.


코인 발행 심사·거래 시간 제한…기술 이해 부족한 법안 난무 l 도기자의 한 주 정리
코인 발행할 때 금융위 승인 받아라?…ERC-20 토큰 39만 개 넘어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전자금융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법안의 골자는 가상자산을 발행할 때 금융위원회의 심사 및 승인을 받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금융위 산하 조직으로 심사를 도맡는 ‘가상자산발행심사위원회(가칭)’를 만들도록 했습니다. 가상자산은 ‘전자적 방법으로 저장돼 발행된 증표’로 정의 내렸습니다. 최근 유령 코인으로 인한 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만큼 이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판단됩니다.


취지는 알겠습니다만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입니다. 가상자산 발행을 금융위 산하 기관이 통제할 수 있다는 발상에 오류가 있습니다. 가상자산은 누구나 손쉽게 발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토큰 표준인 ERC-20의 경우, 구글에 검색만으로도 발행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토큰을 대신 발행해주는 프로그램도 많죠. 소스가 공개돼 있기 때문에 활용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편의성 때문에 대다수 알트코인이 ERC-20 토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더스캔에 따르면 ERC-20 토큰 종류만 무려 39만 7,240개에 달합니다. 유니스왑(UNI), 링크(LINK), 쎄타(THETA), 크립토닷컴(CRO) 등이 모두 ERC-20 토큰입니다. 정부가 오픈소스 활용을 어떻게 규제하겠다는 건지 의문입니다.


요즘 대세로 떠오른 대체불가능한토큰(NFT, Non-Fungible Token)도 이더리움 위에서 발행됩니다. NFT도 가상자산입니다. 최근 이세돌 바둑기사는 알파고와의 제4국을 NFT로 발행하기도 했죠.


NFT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발행 NFT 발행을 돕는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는 검증된 기업에 NFT 발행 툴 ‘클립 파트너스’를 제공하고 있죠. NFT를 거래할 수 있는 NFT마켓 플레이스 가운데서도 NFT 기능을 지원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런 NFT 발행까지 정부가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걸까요? 아직 구체적 법안이 공개된 건 아니지만 현재까지 나온 내용만 봤을 때는 블록체인 기술을 숙지하지 못한 채 법안을 준비했다고 보입니다.


암호화폐 거래 시간 제한?…전세계 시장이 24시간 움직여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이는 건 여당도 마찬가지입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지난 달 암호화폐와 관련해 “개장, 폐장 시간을 정하고, 기업공개(IPO)처럼 적절한 절차를 통해 상장하도록 하는 등 제도권 내로 적극 안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이 24시간 거래됨에 따라 투자자가 피폐해질 수 있으니 이를 개선하기 위해 거래 시간을 제한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암호화폐는 24시간 전세계 어디서든 거래가 가능합니다. 국내에서 거래를 못하게 하면 해외 거래소에서 거래하면 됩니다. 굳이 업비트나 빗썸과 같은 중앙화된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개인 간 거래도 가능합니다. 유니스왑 같은 탈중앙화거래소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관심을 갖고, 관련 법을 제정하려는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사업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합법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술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법을 만드는 건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요?


/도예리 기자 yer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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