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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기자의 한 주 정리] 은행권 “상장 코인 많으면 실명계좌 발급 어렵다”…투자자 유의점은?

  • 도예리 기자 yeri.do@
  • 2021-05-07 08:30:00
[도기자의 한 주 정리] 은행권 “상장 코인 많으면 실명계좌 발급 어렵다”…투자자 유의점은?

사실상 암호화폐 거래소의 운명을 쥐고 있는 은행권이 암호화폐 거래소 실명계좌 발급 평가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상당히 깐깐한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자가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한 주 간 이슈를 콕 집어 정리해 드리는 도기자의 한 주 정리입니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는 오는 9월까지 정부에 신고를 마쳐야 합니다. 필수 요건으로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획득,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계좌 발급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특히 까다로운 부분은 후자입니다.


감독 당국이 은행의 실명확인계좌 발급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이 부분을 은행의 자의적 판단에 맡겼기 때문입니다. 평가를 해야 하는 은행도, 준비를 해야 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도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겁니다.


은행연합회, ‘상장 코인 안전성’ 평가하겠다

결국 시중 은행이 모여 있는 은행연합회에서 공동으로 평가 기준을 세웠습니다. 이번에 마련된 지침에는 ISMS 인증 여부, 특금법 의무 이행 조직 내부 통제 체계, 규정, 인력의 적정성, 가상자산 사업자 대주주 인력 구성, 가상자산 사업자가 취급하는 자산(코인 등)의 안전성, 가상자산 사업자 재무적 안정성 등을 핵심 점검 사항으로 담았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가상자산 사업자가 취급하는 자산(코인 등)의 안전성’ 입니다. 여타 내용은 기존 특금법에 명시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코인의 안정성은 새롭게 등장한 부분입니다. 다크코인을 취급 금지한다는 내용은 특금법에도 있었지만 코인의 안전성에 대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다크코인은 가상자산이 하나의 가상자산 주소에서 다른 가상자산 주소로 이전될 때 전송기록이 식별될 수 없도록 하는 기술이 내재된 가상자산을 의미합니다.


은행권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취급하는 코인 종류가 많을수록 위험하다고 평가할 방침입니다. 이를테면 100개의 코인을 상장한 A 거래소와 50개의 코인을 상장한 B 거래소가 있다면 B 거래소에 더 높은 점수를 주겠다는 겁니다.


국내 주요 대형 거래소에는 코인이 100개 넘게 상장돼 있습니다. 업비트는 178개, 빗썸은 157개 코인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들 거래소는 이미 케이뱅크(업비트), NH농협(빗썸) 등으로부터 실명확인 계좌를 발급받았지만 은행권은 이들 거래소도 재평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다수 상장 코인 정리할 가능성 높아…상장 폐지 안해도 문제

이렇게 되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요? 암호화폐 거래소는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계좌를 발급받아야 감독 당국에 신고를 하고 사업을 지속해 나갈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서둘러 상장돼 있는 코인을 정리하려 들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시가총액이 높은 메이저 코인을 제외하고는 다양한 알트코인이 대거 상장 폐지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현재까지 내용을 종합하면 투자자가 유의해야 할 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본인이 투자한 코인이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프로젝트가 스캠인지 등을 꼼꼼히 따지고 투자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상장 폐지가 우려된다면 하루 빨리 보유한 코인을 정리하는 걸 추천 드립니다.


둘째, 첫 번째 유의할 점은 거래소가 정상적으로 사업을 지속할 의지가 있다는 전제 하에 말씀드린 겁니다. 만약 내가 이용하는 거래소가 수많은 코인을 상장하고 있음에도 상장 폐지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 또한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거래소가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계좌를 발급받을 의지가 없다는 방증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은행권에선 기존에 은행과 계약을 체결한 곳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실명확인 계좌 발급 평가는 상당히 까다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성실하게 노력을 했더라도 평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문을 닫는 거래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금융기관처럼 예금자 보호법을 지켜야 할 의무가 없습니다. 거래소가 사업을 접으면 거래소에 예치한 자산을 보호받을 방책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이용하는 거래소가 특금법 요건을 충족해 사업을 지속할 미래가 있는 거래소인지 면밀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도예리 기자 yeri.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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