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하게 움직이는 코인을 소개해드리는 다이나믹 코인, 다코입니다. 오늘 다코의 주인공은 바로 폴카닷(DOT) 입니다.
DOT은 저번주 다코에서 다뤘던 카르다노 에이다(ADA)와 함께 이더리움(ETH) 경쟁자로 자주 언급되는 암호화폐죠. 현재 시가총액 9위에 올라있습니다. 카르다노 개발자 찰스 호스킨슨(Charles Hoskinson)과 마찬가지로 폴카닷 플랫폼을 만든 개빈 우드(Gavin Wood)도 이더리움 초기 개발자 8명 중 한 명입니다. 이더리움의 전 최고기술책임자(CTO)였는데요. 개빈 우드는 2016년 이더리움 개발 전망에 회의를 느끼고 이더리움을 떠나 폴카닷을 개발하기 시작합니다. 폴카닷 개발은 두 기관이 담당합니다. 웹3재단(Web3 Foundation)과 패리티(Parity)입니다. 폴카닷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앞으로 많이 듣게 될 이름들이죠.
그럼 개빈 우드가 폴카닷으로 그리는 비전은 무엇일까요? 폴카닷 개발 팀은 아주 큰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폴카닷이 웹3의 기술 기반이 되길 원하는 것인데요. 웹3라는 용어가 생소하신 분들을 위해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은 웹2 단계에 있습니다.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유저 간 소통이 가능한 인터넷 단계를 웹2 단계라고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중앙화 된 IT 기업이 이용자의 데이터를 긁어모으는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사람들은 이런 기업들로부터 벗어나 탈중앙화 된 인터넷을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그때 눈길을 끈 게 대표적인 탈중앙화 기술인 블록체인입니다. 웹3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다음 단계의 웹 환경을 의미합니다.
폴카닷은 이 웹3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기존 레거시 블록체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이 가진 문제를 해결한 블록체인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이들이 기존 블록체인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하는 건 다른 네트워크 간 상호 연결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이더리움 네트워크 내부에서는 아주 쉽게 데이터 교류를 할 수 있는 반면, 100% 신뢰할 만한 중개자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비트코인 등 다른 네트워크와의 데이터 공유는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하지만 폴카닷을 통한다면 서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 데이터 공유가 가능합니다. 이른바 인터체인(interchain)입니다. 웹3 발전에 걸림돌이 됐던 블록체인 확장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죠. 폴카닷은 궁극적으로 블록체인 간 연결을 목표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폴카닷은 디앱(DApp) 구동을 지원하는 스마트컨트랙트 플랫폼이자 이더리움 대체재로 여겨지지만, 사실상 이더리움의 대체재보다는 보완재로서 작용할 것이라는 말이 나와요.
또 폴카닷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건 트랜잭션 처리 속도입니다. 폴카닷은 크게 두 가지의 멀티체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릴레이체인(relaychain)과 파라체인(parachain)인데요. 복잡하게 들어갈 필요 없이 간단하게 설명드리자면, 릴레이체인은 폴카닷의 중심이 되는 체인입니다. 폴카닷 네트워크의 보안과 파라체인 간 데이터 중계를 담당하죠. 릴레이체인에 병렬 구조로 연결된 수많은 파라체인들이 각자 돌아가며 폴카닷 위의 트랜잭션을 처리합니다. 한 번에 여러 체인이 구동 되기 때문에 하나의 체인으로 구동되는 이더리움 등 기존 블록체인보다 몇 백 배 빠른 트랜잭션 처리가 가능하죠. 폴카닷 팀의 발표에 따르면 무려 초당 16만 6,666개의 트랜잭션 처리가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글로벌 결제 서비스 기업 비자가 초당 6만 5,000건의 트랜잭션을 처리한다는데 폴카닷은 두 배가 넘는 속도라니, 엄청나죠? 비트코인의 트랜잭션 처리 속도는 최대 7개, 이더리움은 최대 25개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폴카닷과 트랜잭션 속도로는 비교 불가입니다. 심지어 개빈 우드는 폴카닷 트랜잭션이 초당 100만 개도 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럼 신개념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표방하는 DOT 가격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차트 함께 보실까요?
주봉 차트로 전반적인 가격 움직임을 봅시다. 보시다시피 DOT 가격은 작년 내내 5~6천 원대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다 12월 말부터 급등이 시작되는데요. 1만원 선을 뚫고 올라갑니다. 당시 뜨겁게 달아오르던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열풍에 따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대부분의 디파이 서비스는 이더리움 위에서 운영되고 있는데요. 디파이 서비스 이용자와 거래량이 늘면서 이더리움 가스비(트랜잭션 수수료)가 치솟고 트랜잭션 처리 속도가 느려지자, 디파이 플랫폼들이 폴카닷 등 다른 블록체인으로 눈을 돌린 것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런 수요에 발맞춰 폴카닷은 12월 3일 디파이 서비스 연합체인 ‘폴카닷 디파이 얼라이언스(Polkadot DeFi Alliance)’를 구축했습니다. 이 디파이 연합에는 체인링크(LINK) 등이 포함됐죠. 또 12월 15일 스시스왑(SUSHI)의 공동 창업자인 0xMaki가 폴카닷 위에서 플랫폼을 연다는 계획이 담긴 2021년 로드맵을 발표한다고 트윗을 하면서 더욱 상승세를 탔습니다. 스시스왑은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게코의 탈중앙화거래소(DEX) 순위 9위에 오른 대표적인 디파이 플랫폼입니다.
1월 DOT 가격이 다시 한번 크게 오릅니다. 12월 말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폴카닷에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인데요. 이후 DOT 가격이 급등해 2만 원을 넘어서며 최고가를 경신합니다. 시가총액은 4위까지 올랐습니다.
이렇게 갑작스러운 급등세에 따른 반작용이었을까요. 1월 말 들어 잠시 주춤합니다. 라이벌 플랫폼 카르다노를 만든 찰스 호스킨슨은 직접 폴카닷 누르기에 나섰습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진행하는 AMA(Ask Me Anything)에서 카르다노와 경쟁하고 있는 폴카닷에 대해 “염두에 두고 있지도 않다”며 폴카닷을 대놓고 무시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하지만 2월 곧바로 반등합니다. 어느새 4만 원을 넘어섰는데요. 여러 호재가 터져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1월 28일 세계 최대 암호화폐 자산 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DOT을 포함한 디파이 관련 코인 세 가지의 신탁 서비스 등록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2월 4일에는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21셰어스(21Shares)가 스위스 증권거래소에 폴카닷 상장지수상품(ETP)를 출시했다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DOT에 대한 기관 투자자의 관심이 매우 높아진 모습이죠. 실제로 2월 17일 외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JP모건, UBS가 DOT ETP를 매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DOT의 위상을 날로 높아졌습니다.
이후 횡보하던 DOT. 글로벌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바이비트가 3월 18일 DOT을 비롯해 ADA, 유니스왑(UNI) 등 세 가지 코인의 파생상품을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DOT 가격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5만 9,700원, 거의 6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4월 8일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가 폴카닷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USDT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DOT은 또 한번 상승세를 탑니다. 무려 6만 2,000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경신했는데요. 현재는 전체 시장 하락세를 맞아 다른 암호화폐들과 마찬가지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1만원 대 후반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미래 인터넷을 이끌어 간다는 포부로 개발된 신개념 블록체인, 폴카닷. 앞으로 어떤 다이나믹한 행보를 보일지 지켜봅시다. 다코는 다음주 다른 코인으로 찾아올게요.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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