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하게 움직이는 코인을 소개해드리는 다이나믹 코인, 다코입니다. 오늘 다코에서 다룰 암호화폐는 바로 비트코인캐시(BCH)입니다. BCH가 도대체 비트코인(BTC)과 어떤 관계인 건지, BTC와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등 궁금한 점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다코에서 함께 알아봅시다.
비트코인캐시는 비트코인 하드포크를 거쳐 만들어졌습니다. 하드포크는 기존의 블록체인에서 완전히 갈라진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합니다. 모두 알다시피 비트코인은 최초의 블록체인이죠?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개발자에 의해 만들어졌는데요 이때 발표한 비트코인 백서에는 ‘비트코인: P2P 전자 화폐 시스템(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는 제목을 붙입니다. 월스트리트 대형 금융기관이 초래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많은 이들이 기존 화폐 시스템의 문제에 공감할 때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화폐 개혁 수단을 들고 나온 것이죠.
실제로 비트코인이 개발된 지 12년이 지난 현재 남미 엘살바도르에선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해 새로운 화폐로서의 비트코인 효용성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비트코인 화폐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 지에 대해선 비관적인 전망이 다수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해결이 어려운 문제는 바로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느린 트랜잭션 처리 속도와 높은 수수료입니다. 9월 7일 기준 비트코인의 평균 트랜잭션 처리 속도는 22분 정도입니다. 평균 트랜잭션 수수료는 3.6 달러죠. 물건을 사고 싶으면 22분을 기다려야 하고 수수료는 3.6 달러를 내야 하는데, 과연 비트코인을 화폐로 사용하려는 사람이 있을 것이냐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비트코인 커뮤니티도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문제를 인식해왔습니다. 비트코인 트랜잭션이 이렇게 느리고 비싼 이유는 트랜잭션을 담아 처리하는 블록의 크기가 1MB로 제한돼 있기 때문인데요. 이 블록 크기를 늘려 트랜잭션을 좀 더 용이하게 할 것이냐 아니면 태초의 블록체인인 비트코인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냐를 두고 논쟁이 벌어집니다. 이 중 블록 크기를 8MB로 늘리자고 주장했던 쪽이 결국 비트코인캐시로 하드포크를 진행하며 떨어져 나간 것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기존의 비트코인에 남았는데요. 그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첫째, 블록 크기를 늘릴 경우 비트코인이 중앙화될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블록 사이즈가 커진다는 것은 곧 블록체인 전체의 사이즈도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경우 보통의 비트코인 커뮤니티 멤버들이 직접 자신의 노드를 운영하기 힘들어진다는 것이죠. 대형 채굴업장이나 채굴 기업만 노드를 운영하는 매우 중앙화된 블록체인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음으론 네트워크 보안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네트워크 상의 거래를 검증하고 그 대가로 블록 당 채굴 보상과 거래를 원하는 네트워크 이용자가 지불한 트랜잭션 수수료를 벌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블록이 21만 개가 쌓일 때마다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도록 ‘반감기’를 설계해뒀습니다. 채굴 보상이 계속해서 줄어들어 너무 적어지는 시기가 온다면 채굴자들은 트랜잭션 수수료만을 보상으로 받게 됩니다. 하지만 만약 블록 크기를 키워 이용자가 자신의 거래를 블록 안에 집어넣기가 수월해진다면 트랜잭션 수수료 역시 더욱 적게 책정될 것입니다. 보상이 적어져 채굴자들이 네트워크를 떠나간다면 네트워크 보안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모두 비트코인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탈중앙성’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사항들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만약 비트코인이 지금처럼 너무 크고 느리다면 화폐 개혁을 위한 교환 매개로서 사용될 것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이대로 잃어버리고 말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실제로 이제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고 불리며 교환 수단이 아닌 가치 저장 수단으로 여겨지게 됐는데요.
비트코인캐시 지지자들은 비트코인 블록 사이즈를 8MB로 늘려 ‘P2P 전자 화폐’라는 정체성을 살려내고자 합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캐시에선 비트코인보다 8배 빠른 트랜잭션 처리가 가능해지고 트랜잭션 수수료도 낮아졌는데요. 2018년에는 다시 한번 하드포크를 진행해 블록 사이즈를 32MB로 4배 확장했습니다.
실제 비트코인캐시의 평균 트랜잭션 수수료는 9월 8일 기준으로 0.0084달러입니다. 3.6달러의 비트코인에 비해 훨씬 적은 금액이죠? 초당 트랜잭션 처리 개수도 비트코인보다 많습니다. 비트코인을 통해선 초당 4~7건의 처리가 가능한데요. 반면 비트코인캐시는 116건의 트랜잭션 처리가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비트코인에 비해 트랜잭션이 빨라지고 비용 부담도 적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시중에는 더욱 빠르고 저렴한 거래가 가능한 블록체인이 많이 개발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비트코인캐시가 실질적으로 경쟁력 있는 프로젝트라고 보기엔 힘들 수 있습니다.
또 이들이 하드포크를 통해 떨어져 나갔던 비트코인 역시 자체적으로 확장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비트코인은 블록 사이즈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라이트닝 네트워크(Lightning Network)’라는 오프 체인 솔루션 도입에 집중했는데요. 간단하게 설명해드리자면 비트코인의 기본 레이어가 아닌 두 번째 레이어를 만들어 그 위에서 빠른 속도로 거래를 처리하게끔 하는 기능입니다. 실제로 엘살바도르에서는 라이트닝 네트워크 기술을 사용해 비트코인 결제를 하는 사례가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만약 레이어2 기술을 통해 비트코인 결제가 쉬워진다면 비트코인캐시는 메리트를 잃을 위험이 있습니다.
그럼 비트코인캐시의 가격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요? 주봉 차트로 전반적인 차트를 함께 보겠습니다.
2017년 말 출시 당시 ‘비트코인 대 비트코인캐시’ 내전이 화제를 모으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캐시에 관심을 두었는데요. 그 영향으로 가격이 빠르게 상승합니다. 최고가 561만 7,000원까지 올랐죠. 하지만 이후 잠깐의 반등을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습니다. 그렇게 20~30만원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캐시가 올해 초 다시 한번 가격 상승세를 맞았습니다. 138만원을 찍으며 다시 100만원대로 올라섭니다.
가격 상승에는 암호화폐 시장의 전반적인 활황에 더해 5월 15일 실행된 하드포크의 영향이 컸습니다. 이번 하드포크에선 비트코인캐시의 트랜잭션 한도를 제거해 사용자가 한번에 50개의 트랜잭션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네트워크 개선이 있었습니다. 이후 비트코인캐시 가격은 조정을 거쳐 9일 오후 5시 21분 업비트 기준 80만 7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통한 화폐개혁의 꿈을 이어나가고 있는 비트코인캐시, 앞으로 어떤 다이나믹한 행보를 보일지 궁금해집니다. 다코는 다음주 다른 코인과 함께 찾아올게요.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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