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달리오(Ray Dalio) 헤지펀드 브릿지워터 창업자가 비트코인(BTC)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정말 성공하게 된다면 정부가 그것을 ‘kill’ 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란 발언인데요. 얼마 전 상원청문회에 참석한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도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죠.
그런데 말입니다. 암호화폐를 규제한다는 이야기는 다른 말로 제도권아 암호화폐를 정착시키겠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도 있습니다. 규제를 강조하는 미국이지만 사실 미국은 암호화폐 관련 인프라 구축이 가장 활성화돼 있는 국가이기도 합니다.
자세한 소식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주 간 이슈를 콕 집어 정리해 드리는 도기자의 한 주 정리입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달리오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헤지펀드 포럼 ‘월스트리트 솔트 컨퍼런스’(SALT)에 참석해 만약 BTC 등 암호화폐가 주류로 성장하게 되면 정부가 그것을 통제하려 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는 “만약 암호화폐가 정말 성공한다면, 정부는 그것을 없애 버리려 할 것”이라며 “실제로 그들은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발언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청문회가 열린 뒤 나온 말이라 더욱 시장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겐슬러 SEC 위원장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새로운 디지털 자산과 코인을 규제하는 더 좋은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보면 미국이 암호화폐에 부정적 입장인 것처럼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재밌는 사실이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비트코인 ATM이 가장 많이 설치된 국가가 어디일까요? 얼마 전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일까요? 최근 비트코인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킨 우크라이나일까요?
아닙니다. 바로 미국입니다. 전세계 비트코인 ATM 데이터를 모아 놓은 코인ATM레이더(Coin ATM Radar)에 따르면 비트코인 ATM기기가 최다 설치된 국가는 미국입니다. 타 국가에 비해 압도적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지도에서 미국 정부의 입장을 엿볼 수 있습니다. 미국이 규제를 강조하는 이유는 암호화폐를 제도권 안에 적극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행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본격적으로 암호화폐가 제도권에 정착되고 활성화됐을 때를 대비해 사전에 인프라를 차근차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달리오의 발언도 비트코인이 정부가 규제할 수 없는 영역으로 벗어나지 않는다면 공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역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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