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암호화폐 시장을 뜨겁게 달군 분석가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최근 몇 달 비트코인 가격을 정확히 예측한 플랜비(PlanB)다. 지난 8월과 9월 비트코인 마감 가격을 정확히 예측한 그의 분석에 투자자들은 ‘작두를 탄 게 아니냐’며 10월 마감가 적중 여부를 기대하고 있다. 적중률 외에도 그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익명에 쌓인 정체다. 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활동하는 플랜비의 정체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그는 본명도 얼굴도 철저히 감춘 채 SNS를 통해서만 대중과 소통한다.
그는 한 외신과 진행한 음성 인터뷰에서 자신을 네덜란드 출신의 전문 투자 애널리스트라고 소개했다. 대형 투자 기관에 다니고 있으며 회사는 500억 달러(약 59조 3,0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 금융 분야에서 담보대출·대출·구조화금융을 중점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트코인 투자는 개인 취미이고, 이로 인해 회사에 어떠한 민폐도 끼치고 싶지 않다”며 “익명을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플랜비는 ‘스톡투플로(S2F)’ 기법을 활용해 비트코인 가격을 분석한다. 높은 적중률도 S2F 분석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S2F는 금·비트코인 등 공급량이 한정된 희소 자원의 시장 공급량을 신규 발행량으로 나누는 분석 모델이다. 그는 S2F 모델을 비트코인에 대입해 비트코인의 발전을 △개념 증명 △결제 △E골드 △금융자산 △은 △금 등 6단계로 나눴다. 각 단계를 넘어설 때마다 특정 가격에 도달한다는 가정이다. 현재는 금융자산에서 은-금으로 넘어가는 구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철저히 신원을 감추는 플랜비를 두고 “투기 세력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예측을 던져놓고 배후에서 시세를 조종하는 대형 세력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의혹에도 불구하고 플랜비는 “앞으로도 계속 숨어서 활동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S2F 모델이 유명해지더라도 나는 공인이 되고 싶지 않다”며 “익명으로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다”고 말했다./홍유진기자 rouge@decenter.kr
- 홍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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