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선물 ETF 출시 소식을 등에 업은 BTC가 지난 20일 신고점 6만 7,000달러를 돌파했다. 국내 시장 가격도 8,000만 원 벽을 뚫고 거침없이 치솟으며 1억 원을 향해 순항하는 듯 했다. 하지만 최고가 기록을 세운 다음날 즉시 상승 랠리가 반전됐다. 가격 조정을 거친 BTC는 25일 오전 10시 45분 기준 7,000만 원 중반으로 내려앉았다. 하루 아침 달라지는 암호화폐 가격에 휩쓸리지 않고 현명한 투자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디센터는 지난달 17일 암호화폐 투자를 전업으로 삼고 있는 김호중 BSP 에셋 자산관리팀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호중 팀장은 암호화폐 트레이딩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투자 전문가다. 현재는 암호화폐 투자회사 BSP 에셋에서 자산관리팀장으로 일하며 전업 암호화폐 트레이더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 주목을 받게 된 건 2018년도 하락장 때다. 당시 BTC는 가격이 3,000달러, 원화로는 300만 원까지 떨어지며 대폭락을 겪고 있었다. 김 팀장은 BTC가 ‘디지털 골드’의 면모를 가진 점에서 착안해 BTC 차트와 금 차트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불규칙한 차트에서 규칙을 찾아내는 프렉탈(fractal) 관점으로 BTC 가격의 패턴이 금과 유사하다는 내용의 글을 공유해 인기를 얻었고 트레이딩뷰 탑오써(top author)로 선정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현재도 BTC 차트와 금 차트의 유사성이 크다고 볼 수 있을까. 김 팀장은 “지금은 차트가 좀 벗어났다고 볼 수 있다"며 "프렉탈 관점에서 BTC와 금 차트는 완전히 똑같은 것은 아니고 하락을 충분히 한 다음에 상승할 타이밍 등 어느 구간대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시장의 상황이나 기관의 투자 상황이 변했거나 세력의 손바뀜이 일어났을 때 차트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팀장은 차트의 움직임을 분석해 투자할 종목을 선정하는 차트 트레이딩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프렉탈 관점을 통한 차트 분석이나 거래량, 온체인 데이터를 지표로 활용한다. 특히 최근 주목한 건 온체인 데이터다. 김 팀장은 “이번 연도 초까지 비트코인의 거래소 유입량이나 채굴자들의 거래소 이동량 등을 분석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물론 투기 세력의 액션이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틀린 경우도 있지만 블록체인 상 데이터에 모든 움직임이 다 기록되기 때문에 투자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 팀장이 차트 분석을 통해 선택한 암호화폐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될까. 김 팀장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장기 투자 종목 20%, 단기 투자 종목 40% 그리고 나머지 40%의 현금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현금도 한 종목이고 포트폴리오로 생각한다”며 “만약 고점에서 물리게 됐을 땐 나머지 현금으로 빠져나올 수 있는 등 언제든지 좋은 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게 현금”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장기 투자 종목으로는 BTC를 가져가는 것을 추천했다. 최근 여기저기서 들리는 ‘비트코인 1억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김 팀장은 “BTC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1억을 언제 가느냐 그리고 이 과정 중에서 알트코인의 변동성은 얼마 정도인지가 문제"라며 “BTC는 최근 최대 5%의 변동률만 보이고 있기 때문에 BTC를 장기 투자하고 BTC 상황이 괜찮다는 분석이 나오면 괜찮은 알트코인을 찾아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이 투자를 추천하는 알트코인이 있는지 물었다. 김 팀장은 먼저 디와이디엑스(DYDX) 코인을 꼽았다. DYDX는 동명의 선물 거래소에서 이뤄지는 거래를 통해 채굴된다. 투자자는 거래소의 마진 선물로 수익을 벌 수 있고 암호화폐 채굴도 가능한 것이다. 김 팀장은 “향후 바이낸스코인(BNB) 수준의 큰 상승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으로 추천한 코인은 아르위브(AR)다. AR은 솔라나 블록체인 위에서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저장하는 서비스와 관련된 암호화폐다. 김 팀장은 “단순히 NFT 관련 코인에 투자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근본적인 기술 관련 코인이기 때문에 NFT 메타가 약해져도 투자 위험도가 적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BTC를 비롯한 암호화폐 시장은 상승 랠리 도중 잠시 조정을 거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가격이 다시 반등하는 시점을 기다리고 있는 투자자들은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대비해야 할까. 김 팀장은 “반등세가 오면 하루나 일주일 정도 관망해야 한다”며 “가격이 오르면 며칠 동안 박스권에 갇혀있게 된다. 가격이 어느 정도까지 반등하나 보고 거래량이 계속해서 잘 나오는 동시에 차트적인 상황이 괜찮아졌을 때 투자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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