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오는 3월 25일 트래블룰(자금이동추적) 시행을 앞두고 한국블록체인협회와 비공개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면담은 금융당국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의 주제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4일 한국블록체인협회와 트래블룰을 주제로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에 참석한 한 협회 관계자는 “이번 면담은 공식 간담회라기 보다는 소통의 자리였다”며 “협회 차원에서 면담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래블룰은 암호화폐가 이전될 때 거래소가 송·수신인 정보를 파악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로 3월 말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제휴 은행마다 거래소에 요구하는 트래불룰 내용과 보안 수준이 달라 형평성 문제를 제기해왔다. NH농협은행과 실명확인계좌 발급 계약을 맺은 코인원은 외부지갑 화이트리스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원 확인이 어려운 메타마스크 등 개인지갑으로는 코인을 출금할 수 없게 된다. 농협과 실명확인 제휴를 한 빗썸도 비슷한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과 실명확인 계좌를 맺은 코빗도 마찬가지다. 반면 케이뱅크와 손잡은 업비트는 아직까지 화이트리스팅 진행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적이 없다. 농협·신한과 달리 케이뱅크에선 이러한 요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화이트리스팅 제도에 불편함을 느낀 고객들이 업비트로 이동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때문에 당국이 이번 면담에서 화이트리스트 이슈와 관련해 업계 의견을 수렴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그 이슈는 아직 논의가 좀더 필요한 사항”이라며 “협회 차원에서 깊이 있는 내용을 공유하고, 인더스트리에서 이를 점검한 뒤 필요한 부분을 같이 논의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설재근 한국블록체인협회 위원장은 “면담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거래소 별 형평성 문제는 워낙 예민한 문제라 노코멘트 하겠다”고 밝혔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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