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형 두나무 회장을 비롯한 업비트 운영진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검찰의 위법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가 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송치형 회장 등 두나무 운영진 3명에 대한 5차 공판기일에서 변호인단은 검찰의 위법수집증거는 법적 효력이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약 40분 넘게 이어진 구술변론에서 “이 사건 수사는 애초에 구체적 사실을 인지해 이뤄진 게 아니라 1위 거래소 표적 수사를 하기 위해 뚜렷한 근거 없이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이 압수수색 당시 업비트의 아마존 클라우드 계정에 접속해 데이터베이스(DB)를 다운받은 점을 문제 삼았다. 변호인단은 “영장에는 미림타워 두나무 주식회사 사무실 및 위 건물 내 전산서버에 보관된 자료를 압수수색한다고 나와 있다”며 원격지 압수수색은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압수수색 장소가 두나무 사무실에 한정돼 있고, 아마존 클라우드 서버는 해외에 있는 만큼 영장에 기재된 압수수색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검찰이 피고인 김 모씨의 노트북을 아직까지 돌려주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변호인단은 “지난 기일에서 피고인 김 모 씨의 증인신문이 끝났는데도 불고하고 노트북을 반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노트북 반환을 요구하며 가압류 신청까지 했지만 검찰이 반환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변호인단 주장이 인용됐을 경우를 가정해 공소 사실의 어느 부분이 날아가는지 명확히 할 것”을 요구했다.
검찰의 구술 변론은 다음 기일인 8월 24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검찰은 합법적으로 수사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당시 수사관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송 회장 등 두나무 운영진 3명은 ID8이란 가짜 계정을 개설한 뒤 전산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이 ID에 1221억 원 규모 자산을 예치한 것처럼 꾸미고 허위 거래를 지속해 실제 회원들의 거래를 유도했다고 보고 있다. 1심에선 무죄 판결이 났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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