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명 게임 제작사 스퀘어에닉스는 지난 5월 툼 레이더, 데이어스 엑스 등 대표 지식재산권(IP)을 매각하고 이 자금으로 블록체인 같은 신규 사업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에서는 IP의 영향력이 큰데 오히려 인기 있는 IP를 팔아 넘긴 스퀘어에닉스의 행보를 두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케이스케 하타(Keisuke Hata) 스퀘어에닉스 블록체인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부장은 지난달 29일 디센터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에 특화된 새로운 IP를 구축해 전에 없던 색다른 경험을 전달하겠다”며 주변의 우려를 일축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것인데, 이미 IP에서 성공을 거둬 본 스퀘어에닉스만의 자신감이 엿보였다.
스퀘어에닉스는 지난 2017년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블록체인과 NFT 비즈니스 조사 및 연구에 착수했다. 케이스케 부장은 “연구를 한 뒤 지난 2021년 자산성 밀리언 아서를 NFT로 발행했다”고 전했다. 밀리언 아서는 시리즈로 구성된 스퀘어 에닉스의 프랜차이즈 게임이다. 그는 “제품이 출시되자 반응이 좋았다”면서 “블록체인 기술로 가능해진 새로운 경험을 팬들에게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토큰 발행 계획 등을 묻자 “현 시점에선 어떠한 내용도 공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케이스케 부장은 지난 6월 뉴욕에서 열린 ‘NFT.NYC 2022’에도 방문했다. 그는 “아즈키, 쿨캣츠 등 대표 NFT 프로젝트가 주관한 사이드 이벤트를 다녀왔다”면서 “서비스 타깃에 따라 상품과 서비스 디자인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고 밝혔다. 아즈키는 일본 애니메이션 화풍의 NFT이고, 쿨캣츠는 귀여운 캐릭터 모양의 NFT다. NFT마다 특성이 다르고, 그것을 원하는 수요자 성향도 각기 다르다. NFT로 사용할 IP를 구축할 때 이러한 점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게 케이스케 부장의 설명이다. 그는 뉴욕에서 “NFT와 블록체인 영역은 아직 비즈니스 관점에선 걸음마 단계이지만 많은 투자자와 펀드 매니저가 이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는 걸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스퀘어에닉스는 라인이 개발한 라인 블록체인 기반으로 게임을 구축하고 있다. 이 같은 선택을 한 배경을 묻자 케이스케 부장은 “NFT 서비스와 블록체인 게임을 이용하려면 지갑 계좌를 개설해야 하는데 이용자환경(UI)과 이용자경험(UX)이 까다롭다”면서 “그런데 라인 애플리케이션은 많은 일본인이 사용하고 있어 설치가 쉽다”고 했다. 스마트폰에 라인 애플리케이션이 다운로드 돼 있다면 라인 제네시스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지갑 비트맥스 월렛 등으로 연동하기 간편하다. 그는 “라인 블록체인이 지분증명(PoS) 방식을 사용한다는 점도 친환경적”이라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등이 채택한 작업증명(PoW) 방식은 채굴할 때 전기 사용량이 많아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반면 PoS는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롭다. 사용성과 친환경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라인 블록체인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케이스케 부장은 “올해 얼리 어답터를 위한 블록체인 게임을 만들 것”이라면서 “새로운 세계관을 넘나드는 IP로 NFT를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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