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뇌물로 미국 법원 내부 정보를 빼돌려 중국 ‘화웨이’ 기소를 방해하려 한 혐의로 중국의 스파이 2명이 미국에서 기소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전후해 미국 검찰이 중국 정부를 도운 인사를 무더기로 적발하는 과정에서 이들도 발각됐다.
24일(현지 시간) 뉴욕 동부연방지방검찰은 지난 20일 미국의 법무부 집행 당국 요원에게 뇌물을 지급하고 얻은 내부 정보로 화웨이 기소를 방해하려 한 혐의로 중국인 허가오춘과 왕정을 기소했다.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는 구체적인 회사명이 기재되지 않은 채 ‘중국 본사 익명의 통신회사’라고만 언급됐다. 현지 매체들은 해당 회사가 화웨이를 가리킨다고 주장했다. 허씨 등은 지난해 10월 이후 이 관리에게 6만 1000달러(약 88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비트코인으로 주고 화웨이에 대한 미 법무부의 수사와 형사 기소에 관한 기밀 정보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검찰은 허씨 등이 화웨이에 대한 형사 사건에서 증인, 추가 기소 가능성, 법원에 제출할 증거 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메릭 갈런드 연방 법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중국 정보요원들이 미국의 사법 체계를 훼손하려 한 시도로 해석된다”며 “법무부는 민주주의의 기반인 법치를 방해하려는 행위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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