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FTX를 인수한다고 밝힌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 전반으로 충격이 퍼져나가고 있다. FTX에서 뱅크런이 발생함에 따라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가 일제히 폭락했다. 향후 FTX 인수 성사 여부에 따라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어 FTT 토큰은 물론 FTX의 관계사인 알라메다 리서치가 보유한 암호화폐 투자에도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9일 오전 10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만 8399달러로 주저앉으며 연중 최저점을 갱신했고, 이더리움도 10% 넘게 하락했다. FTX가 발행한 FTT 토큰은 5.88 달러로 전일 대비 무려 73.28% 떨어졌다. 글로벌 핵심 거래소인 FTX가 갑작스러운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신뢰도가 추락한 영향으로 보인다.
솔라나(SOL), 유니스왑(UNI), 에이브(AAVE), 커브(CRV), 세럼(SRM) 등 FTX의 자산운용 관계사 알라메다 리서치가 보유한 암호화폐도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FTX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할 것으로 알려진 SOL 가격은 30% 이상 급락했다. 앞서 알라메다 리서치는 보유 자산이 대부분 FTT 토큰으로 구성돼 있다는 재무 건전성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번 사태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FTX가 FTT를 발행하면 알라메다가 대부분 매입해 FTT의 가치를 띄워놓고, 이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것이다.
향후 바이낸스의 FTX 인수 성사 여부에 따라 해당 토큰들의 변동성이 한 차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토큰 가격 하락에서 그치지 않고 관련 탈중앙화애플리케이션(디앱) 생태계까지 연쇄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호중 AM 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는 “중요한 지지선 역할을 했던 1만 8000달러에서 1000달러 이상 가격이 빠졌다”며 “이처럼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경우 얼마간 횡보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확실한 방향성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리한 투자보다 관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 홍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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