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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리의 NFT 레이더] NFT로 재능 증명을? 한화 계열사의 색다른 접근



대체불가토큰(NFT, Non-Fungible Token)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NFT 하나가 수십 억 원에 거래되는 세상입니다. 열기가 이어질지 이대로 식을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NFT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NFT를 발행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 NFT를 사고 싶어하는 건 아닙니다. 사람들의 소유욕을 자극하는 NFT는 무엇인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대체 왜 인기가 많은 건지 [도예리의 NFT 레이더]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부하면서 유망한 NFT 프로젝트를 가려내는 식견이 생기길 기대합니다.






NFT를 활용한 색다른 접근법이 제시됐다. 보통 NFT는 게임, 예술품, 콜렉티블, 혹은 실물과 연계한 멤버십 등에 활용된다. 백화점이나 홈쇼핑 등 유통기업에서 마케팅 용으로 NFT를 발행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한화시스템 블록체인 자회사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은 NFT를 다른 각도에서 바라봤다. NFT를 데이터를 수집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은 동남아시아 그랩(Grab)과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긱 워커 재능 마켓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긱 워커란 초단기 근로자를 의미한다.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은 블록체인 기반 이력서 NFT CV(Curriculum Vitae)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 기술 개발을 담당하기로 했다. 개인 이력이나 자격, 창작물 등 재능의 상세 내용과 거래 내역을 NFT로 발행하겠다는 것이다.

긱 워커 이력을 NFT로 발행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정규직으로 고용이 되면 근로계약서를 쓰고 4대 보험에 가입한다. 회사에 요청하면 재직증명서나 경력증명서를 뗄 수 있다. 다른 곳으로 이직을 해도 고용보험 가입이력을 확인하면 경력을 증명할 수 있다. 그러나 긱 워커의 경우엔 상황이 다르다. 단기간 일을 하기에 경력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 관련 경력을 증명하기 어려우니 인건비 책정도 힘들다. 대출 등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곤란하다.

출처=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NFT를 활용하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매번 일을 하고 나서 경력을 증명하는 NFT를 발행하는 것이다. 블록체인 상에서 발행된 NFT는 위·변조가 불가능하니 신뢰할 수 있다. 고용주 입장에서도 믿을 수 있는 정보인 셈이다. 금융 기관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직 블록체인 상에 기록된 데이터가 법적으로도 유효한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제도는 풀어야 할 숙제이지만, 그럼에도 NFT를 활용해 참고할 만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선 의미 있는 시도로 보인다.

사람들이 경력이 담긴 NFT를 사고 팔면 어떻게 할까. 이 문제는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가 제안한 소울바운드토큰(SBT, Soul Bound Token)으로 풀 가능성이 높다. SBT는 거래가 불가능한 NFT다. 각 개인의 지갑에 한번 NFT가 발행되면 타인 지갑으로 옮길 수 없다는 게 핵심 개념이다. 경력 증명을 SBT로 발행하면 각각 개인 지갑에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온전히 보관될 수 있다. 아직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이 SBT를 활용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는 없다. SBT가 아닌 다른 기술을 활용할 여지도 남아 있다.

최근 긱 워커 등을 비롯해 새로운 고용 형태가 부상하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해 볼 만하다. 과연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의 접근이 NFT의 구체적 활용성을 증명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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