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베이지북과 연준 주요 인사의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 다음 주 연준 위원들의 경제·통화 정책 관련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되면 연준의 입장 발표에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
오는 20일 연준의 베이지북이 공개된다. 베이지북은 연준이 경제학자와 지역 은행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한 경제 동향 보고서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FOMC는 연준의 산하기구로 금리, 통화정책을 결정하며 한국의 금융통화위원회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 베이지북은 물가 상승률과 금리 전망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담아 금리 인상과 반대로 움직이는 코인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기 용이하다. 통상 금리가 인상되면 코인 가격은 하락한다.
연준은 지난달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소비지출 등 경제활동이 소폭 증가했으며 노동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이 어느 정도 둔화됐지만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하다며 상반기 경제 상황이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베이지북은 미국의 실버게이트와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뱅크가 파산하기 이전에 발표됐다. 은행 파산 이후 연준의 긴축 정책에 대한 비판이 많아진 만큼 이번 베이지북에서 금리 인상에 대해 어떤 논조를 밝혔을지 잘 살펴야 한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종료하는 쪽에 힘이 쏠린다면 코인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22일부터 연준 인사의 경제·통화 정책 관련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되는 만큼 이번 주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 크리스토퍼 월러(Christopher Waller) 연준 이사는 오는 20일, 로레타 메스터(Loretta Mester)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Raphael Bostic) 애틀랜타 연준 총재가 21일 연설할 예정이다. FOMC가 다음 달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의 발언은 특히 중요하다.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이 쏟아지면 코인 시장은 일시적으로 하락장에 접어들 수 있다. 대표적인 비둘기파(금리 인상 온건파)인 월러 이사조차도 지난주 “은행 파산 사태 이후 은행 대출 조건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강화되면 긴축을 유지할 필요가 없지만 지금 상황은 그렇지 않다”며 “ 긴축 정책을 예상보다 더 오래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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