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토큰(NFT, Non-Fungible Token)에 대한 세상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NFT 하나가 수십 억 원에 거래되는 세상입니다. 열기가 이어질지 이대로 식을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NFT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NFT를 발행할 수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 NFT를 사고 싶어하는 건 아닙니다. 사람들의 소유욕을 자극하는 NFT는 무엇인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대체 왜 인기가 많은 건지 [도예리의 NFT 레이더]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공부하면서 유망한 NFT 프로젝트를 가려내는 식견이 생기길 기대합니다.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의 바닥가는 지난 3일 오픈씨 기준 51.4ETH다. 최근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지만 이날 시세로 계산하면 BAYC NFT를 사려면 적어도 1억 2800만 원 이상은 있어야 한다. 고가의 NFT가 유동화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높은 금액을 일시불로 지불하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에 NFT 산업에선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NFT 애그리게이터 ‘블러(Blur)’가 이번엔 금융 상품을 내놨다. NFT를 담보로 맡기면 이더리움(ETH)을 빌릴 수 있는 서비스다. 앞서 NFT 레이더에서 다룬 것처럼 최근 NFT파이(NFTfi) 시장 규모는 성장하는 추세다. (★디센터 기사 참조: [도예리의 NFT 레이더] NFT 맡기고 대출···누적 거래액 10억 달러 돌파) 트렌드를 빠르게 읽는 블러가 이번엔 NFT파이 산업에서 기회를 포착한 모양새다. 후발주자인 블러가 시장에서 굳건히 1위를 지키던 오픈씨를 위협한 비결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블러는 개인간 대출 프로토콜 블렌드(Blend)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블렌드는 블러(Blur)와 렌딩(Lending)의 줄임말이다.
블러는 NFT 시장을 부동산 시장에 빗대어 표현했다. 보통 집을 사기 위해 100만 달러를 지불하는 대신 매수자는 10만 달러를 계약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대출을 통해 지불한다는 것이다. 블러는 NFT 시장도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유명한 NFT 컬렉션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을 수 있지만, 이 가운데 높은 가격을 한 번에 지불할 여유가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설명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으로 블러는 NFT 대출을 택했다.
NFT 콜렉터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유동성 공급자는 이더리움(ETH)을 빌려주고 이자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홀더는 보유한 NFT를 팔지 않고도 ETH를 빌려 다른 NFT를 살 수 있다. 이후 해당 NFT 가격이 오르면 내다 팔고 수익을 낸 뒤 대출금을 갚는 등 다양한 금융 활동이 가능해질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일부 대출 프로토콜과 달리 상환 기간을 설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신 대출금 상환이 완료될 때까지 이자가 계속 발생한다. 혹은 채권자가 채무를 재융자하는 방식 등도 검토해볼 수 있다.
블렌드 프로토콜은 댄 로빈슨(Dan Robinson)과 크립토 벤처 캐피털 회사 패러다임(Paradigm)의 트랜스미션11(trasnmissions11)이 협력해 만들었다. 패러다임은 블러의 시드 투자를 주도한 기업이기도 하다. 지난해 3월 블러는 1100만 달러(약 146억 8500만 원) 상당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블렌드는 수수료를 0퍼센트로 책정했다. 다만 블러 마켓플레이스와 마찬가지로 블렌드 수수료는 블러 토큰(BLUR) 홀더가 결정하고, 앞으로 180일 후에 설정할 수 있게 된다.
과연 블러가 이번에도 NFT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오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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