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게 나왔는데도 비트코인(BTC)은 2만 7000달러대까지 밀리며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 FTX 파산 사태 이후로 BTC에 유동성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상승 동력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에 당분간 하락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가격과 별개로 비트코인 생태계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기반 FT(Fungible Token) 종류는 11일 기준 1만 4307개에 이릅니다.

한 주간 주요 이슈를 체크하고 차트를 보며 분석하는 코인췍에서 다뤘습니다. 코인췍은 매주 목요일 오전 7시 30분 디센터 유튜브 채널에서 생방송됩니다.

이날 오후 2시 21분 코인마켓캡 기준 BTC는 전일 대비 0.88% 내린 2만 7456.41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일주일 간 5.65% 떨어진 수준입니다. 같은 시간 빗썸 기준 BTC는 전일 대비 2.22% 내린 3682만 4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BTC는 10일(현지 시간) 미국 4월 CPI가 발표된 직후 소폭 올랐지만 이내 상승분을 반납했습니다. 이날 나온 4월 CPI는 전년 대비 4.9% 증가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치 중앙값 5.0%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2년 만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0.4%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습니다. 이에 시장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 중으로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무게가 실립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CPI 발표 후 연준이 6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91.5%로 책정했습니다. 9월에 적어도 0.25%p 이상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은 73.8%로 예측했습니다.



이처럼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는 데도 BTC가 혼조세를 보이는 것은 가상자산 시장에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리야드 카레(Riyad Carey) 카이코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1월 FTX 붕괴 이후 BTC 유동성이 회복되지 않았다”며 “가상자산 시장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올해 들어 BTC는 약 70% 반등했지만 충분한 거래량이 뒷받침되진 않았습니다. 이에 고영빈 에이앰 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도 “올해 특별한 호재가 있어서 BTC가 상승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지난해 (BTC가) 하락한 것에 대한 기술적 반등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아울러 시장 유동성은 페페코인(PEPE) 등 밈코인으로 흩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반영하듯 디크립트는 이날 탈중앙화거래소(DEX) 플랫폼인 유니스왑의 거래량이 코인베이스를 추월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비트코인 생태계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익명의 개발자가 오디널스 프로토콜을 활용한 FT 발행 표준 BRC-20을 소개했습니다. 이후 많은 사람이 여기에 뛰어들면서 약 2개월도 채 안 돼 BRC-20 기반 토큰은 1만 4000여개로 늘어났습니다. 시가총액은 6억 8223만 691달러(약 9012억 2662만 원)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에 비해선 미미한 수준이지만 기술이 출시된 지 불과 3개월도 안 돼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성장했단 점에선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이에 비트코인 낙관론자로 알려지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코파운더는 “오디널스는 비트코인 대중화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극찬을 하기도 했습니다.



고 애널리스트는 “BTC가 그간의 패턴을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최근 밈코인 상승, 변동성 증가, 가격 정체 등을 종합해 봤을 때 당분간 하락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 “하락이 나온다면 BTC가 2만 50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면서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그는 장기적 관점에서 “오는 2024년, 2025년쯤에는 상승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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