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 BTC
  • ETH
  • XRP
  • BCH
bithumb제공 bithumb제공
  • BTC
  • ETH
  • XRP
  • BCH
bithumb제공 bithumb제공

카카오, 클립 대중화로 '슈퍼앱' 꿈꾼다[블록체인 열풍, 그 이후]

출시 전부터 관심 모은 KLAY, 최고가 대비 97% ↓

클립·클립 드롭스 등 블록체인 서비스 대중화 초점

출처=셔터스톡


※편집자 주 - 2017년부터 불어닥친 블록체인 열풍에 국내 주요 기업들도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수년이 흐른 시점에서 디센터는 <블록체인 열풍, 그 후>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금융과 정보기술(IT)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들이 그동안 어떤 블록체인 전략을 펼쳤는지, 그리고 결과는 어땠는지 중간 점검한다는 취지입니다. 앞서의 시행착오와 성공 사례가 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그려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과도한 관심이 독이 되는 경우가 있다. 카카오가 야심차게 선보인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이 그랬다. 블록 생성이 중단될 만큼 이용자가 몰렸지만 인기가 높은 만큼 잡음도, 카카오의 고민도 커졌다. 이후 시장 침체 등이 겹친 가운데 카카오는 부단히 전략을 수정하며 더 많은 잠재적 이용자와의 접점을 모색하고 있다.



‘이더리움 대항마’ 기대 모았지만…


카카오는 지난 2018년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를 설립한 이래 블록체인 사업을 빠르게 전개해왔다. 한재선 당시 대표가 같은 해에 KLAY 출시 계획을 발표했고 이듬해인 2019년 6월 메인넷 사이프러스(Cypress)를 공개, KLAY 토큰이 글로벌 거래소에 신속히 상장되기 시작했다. KLAY 토큰 발행은 가상자산공개(ICO)가 허용된 싱가포르 법인 크러스트를 통해 이뤄졌다.

국내 주요 기업 카카오의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출발한 클레이튼은 출시 전부터 업계와 투자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더리움(ETH)의 대항마’가 되겠다는 포부로 이더리움 의 1/10 수준인 값싼 수수료와 빠른 거래 처리 속도를 내세우며 당시 이더리움이 지배적이었던 대체불가토큰(NFT)과 탈중앙화금융(DeFi) 시장을 사로잡았다. 이같은 배경 탓에 지난 2021년 가상자산 시장 활황에 가장 큰 수혜를 받기도 했다. 가상자산 불장이 한창이던 2021년 4월 KLAY 가격은 연초 0.46달러에서 4.38달러로 85% 가까이 급등했다. 메타콩즈 등 클레이튼 NFT의 인기가 나날이 치솟으면서 현대차와 신세계백화점 등 대기업들도 앞다퉈 클레이튼 기반 NFT 발행에 뛰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수용 인원을 넘어선 이용자가 클레이튼 네트워크에 몰리자 블록 생성이 수 차례 일시 중단되며 시장의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클레이튼 생태계의 성장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KLAY 투자금이 카카오 임직원의 횡령·배임 용도로 사용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의혹이 번지자 지난 9월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은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과 카카오 관계사 임원들을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현재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 클레이튼 관계자는 “사실무근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KLAY 가격은 2021년 말 이후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3일 코인마켓캡 기준 KLAY는 최고가 대비 97% 내려앉은 0.1327달러를 기록 중이다.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로 전략 수정


클레이튼 플랫폼 운영에 부담이 커지자 카카오는 2021년 말 블록체인 사업 전략을 수정했다. 클레이튼 운영권을 싱가포르 법인인 크러스트로 옮기고 기존 운영사였던 한국 법인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 기반 가상자산 지갑 ‘클립’ 개발·운영을 맡도록 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 그라운드X는 한국은행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주사업자로 선정돼 클레이튼 기반 CBDC 개발에 착수하며 순항하는 듯 했다. 그러나 시장의 침체는 길어졌고 정부의 가상자산 규제 압박도 거세졌다. 결국 크러스트 이관 1년 만인 지난 3월, 카카오는 클레이튼 운영권을 또 한번 이관하기로 했다. 클레이튼 플랫폼과 KLAY 토큰 운영 책임을 카카오와 지분 관계가 없는 독립 재단인 클레이튼 재단으로 넘겨 ‘가상자산’ 꼬리표를 아예 떼버리고 블록체인 기술 기반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취지다.



클레이튼 플랫폼 운영권 이관 이후 카카오는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 클립과 NFT 유통 서비스 ‘클립 드롭스’를 중심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클립은 지난 2020년 6월 출시된 클레이튼·이더리움·폴리곤(MATIC) 기반의 모바일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다. 메신저 카카오톡에 탑재돼 출시 하루만에 가입자 10만 명을 확보했고 올해 1월 기준 가입자 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

클립 드롭스는 클립 내에서 NFT를 큐레이션해 유통하는 서비스로 2021년 7월 출시됐다. 유명 기업과 아티스트들의 작품만을 선별 판매하면서 국내 NFT 아티스트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서비스사들이 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 서비스를 쉽게 개발·운영하도록 돕는 KAS(Klaytn API Service) 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클레이튼 플랫폼 개발·운영을 통해 증명한 기술력과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의 미래를 만들고 있다”며 “누구나 일상에서 블록체인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며 디지털 자산 지갑과 NFT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의 향후 목표는 클립을 모든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아우르는 ‘슈퍼 앱’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그라운드X는 지속적인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클립 지원 네트워크를 클레이튼에서 이더리움과 폴리곤까지 확장했고 클립에 보유한 유틸리티 NFT를 △티켓 △멤버십 △보증서 △쿠폰으로 분류해 실용성을 높였다. 티켓 NFT의 경우 NFC태그나 QR코드와의 호환성을 높여 오프라인 현장에서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게임사를 비롯한 웹2 기업들이 자사 서비스에 클립을 적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 형태로도 제공할 계획이다. 그라운드X 관계자는 “대중성과 편의성을 기반으로 200만 유저를 확보한 클립을 활용, 지갑만 있으면 가상자산과 관련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woo@decenter.kr
< 저작권자 ⓒ 디센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메일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