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를 제외한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가 지난 2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가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4분기에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거래소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의 올해 3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줄었다. 국내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난 3분기 매출은 193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 이익은 101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6% 쪼그라들었다.
빗썸과 코인원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빗썸 운영사 빗썸코리아의 지난 3분기 매출은 324억 9068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05% 감소했다. 영업 손실은 약 6억 원으로 지난 2분기에 이어 적자를 기록했다. 코인원의 3분기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한 37억 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누적 8억 7780만원이던 순손실액은 3분기 누적 80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테라·루나 폭락과 FTX 파산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 전반이 침체되면서 거래량이 줄어든 게 거래소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최근 한 달 새 BTC가 9% 넘게 오르며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지만 아직 거래량이 눈에 띌 만큼 증가하지는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석문 코빗 리서치 센터장은 “BTC가 3만 7000달러까지 상승한 것은 최근 1~2개월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며 “아직 거래량 자체가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거래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인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허덕이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4분기에는 반전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블랙록을 포함해 유수의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신청을 했고, 이번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를 승인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다. 내년 4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도 장밋빛 전망에 힘을 보탠다. BTC 공급량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치면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ETF 등 호재가 예정돼 있어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는 추세”라며 “3분기와는 달리 4분기에는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거래소 점유율 변화가 없어도 전체적인 시장 파이가 늘어나면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가격 상승과 거래량 증가가 동반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정 센터장은 “거래량 증가 없이 BTC만 오르면 실적이 개선된다 하더라도 아주 소폭에 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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