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 경쟁이 유럽까지 퍼졌다.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인베스코갤럭시와 위즈덤트리는 유럽에 상장된 ETP의 수수료를 60% 이상 내렸다. 1억 3700만 달러(약 1833억 원) 규모의 ‘인베스코 피지컬 비트코인 ETP’의 수수료는 0.99%에서 0.39%로, 3억 2500만 달러(약 4350억 원) 규모의 ‘위즈덤트리 피지컬 비트코인 ETP’는 0.95%에서 0.35%로 줄었다.
유럽 ETP의 수수료가 낮아진 이유는 주요 금융시장인 미국에서 BTC 현물 ETF가 승인됐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유럽의 ETP를 찾았던 미국 투자자는 이달 증권거래위원회(SEC)가 BTC 현물 ETF를 승인하며 더 이상 해외 가상자산 파생상품에 눈 돌릴 필요가 없어졌다. 특히 미국의 BTC 현물 ETF는 유럽의 ETP보다 유동성이 높고 단일 거래소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 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BTC 현물 ETF는 미국 시장에 출시된 첫날부터 수십억 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미국 BTC 현물 ETF 발행사가 잇따라 수수료를 인하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개리 벅스턴 인베스코 유럽 ETF 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여러 ETF가 수요·공급의 균형을 찾기 위해 수수료를 낮춘 결과 유럽의 ETP보다 가격이 상당히 낮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0일 SEC가 BTC 현물 ETF를 승인한 직후 △블랙록(0.3→0.25%) △아크인베스트·21셰어스(0.25→0.21%) △피델리티(0.39→0.25%) △발키리(0.8→0.49%) △비트와이즈(0.24→0.2%) △그레이스케일(2→1.5%) 등이 수수료 인하 경쟁에 뛰어들었다.
일각에선 BTC 현물 ETF의 수수료 경쟁이 과열되면 수익성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BTC 현물 ETF를 낮은 수수료로 운용하면 적자가 계속돼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다만 스티븐 맥클러그 발키리 인베스트먼트 공동창업자는 “BTC 현물 ETF로 수 주 동안 운용사마다 최대 50억 달러(약 6조 5800억 원)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돼 낮은 수수료도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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