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핀시아 재단이 블록체인 메인넷 통합 투표를 중단했다. 핀시아 재단 투표에서 ‘안건 거부(No with VETO)’에 투표한 거버넌스 카운슬(GC) 구성원의 보팅 파워가 33%를 넘으며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두 재단은 오는 2일 종료 예정이었던 투표를 일시 중지하고 GC 구성원 설득에 나섰다.
1일 클레이튼·핀시아 재단은 메인넷 통합 투표를 중단하고 오는 8일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투표가 중단된 일주일간 두 재단은 GC 참가사들과 투자자 커뮤니티에 블록체인 통합 제안에 대한 추가 설명을 내놓는다. 핀시아 재단은 “설명 부족으로 인해 ‘안건 거부’ 표가 나왔다는 점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핀시아 GC 주요 구성원 ‘버그홀’이 안건 거부에 투표한 영향이 컸다. 버그홀은 투표 중단에 앞서 지난달 31일 안건 거부표를 행사했다.1일 오전 9시 40분 기준으로 버그홀의 보팅 파워는 26.62%다. 이전에 안건 거부에 투표했던 핀시아 GC 참가사 A41의 보팅 파워가 6.78%인 점을 감안하면 안건 거부 의견의 보팅 파워가 현재로선 33%를 넘는다. 투표 정책에 따라 만일 투표 종료 시까지 안건 거부 의견이 33% 이상이라면 결과와 상관없이 안건이 부결된다.
핀시아 GC 구성원들은 메인넷 통합 이유와 향후 계획에 대한 재단의 설명이 불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A41은 “메인넷 통합 프로젝트 ‘프로젝트 드래곤’에 대해 전혀 안내받은 바 없이 뉴스와 전체 공지를 통해 알게 됐다”며 “네트워크를 지탱하는 검증인으로서 이번 합병이 기술적으로 타당한지 검토할 기회조차 없었다”고 밝혔다. 토큰 교환비를 제외하곤 새로운 토큰의 쓰임새 등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기본적으로 제시해야 하는 로드맵이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도 지적된다. A41은 “핀시아 생태계의 활성화라는 목적에는 공감하나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메인넷 통합이라는 것에는 공감할 수 없다”고 안건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클레이튼 재단 투표에선 찬성의 비율이 높다. 투표가 중단되기 전까지 클레이튼 재단 투표에 참여한 GC 구성원들이 모두 찬성에 표를 던지며 총 보팅 파워 224의 11.6%인 26의 보팅 파워가 찬성에 몰렸다. 클레이튼 투자자 커뮤니티 여론 역시 핀시아에 비해 우호적이다. 아직 사업을 본격화하지 않은 핀시아와 달리 클레이튼은 이미 수 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사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카카오 관계사 임원들의 배임 혐의 등 여러 구설수에 오르내렸다. 이런 배경 탓에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핀시아 재단 투표가 부결된다면 클레이튼 재단 투표가 가결되더라도 메인넷 통합이 이뤄지지 않는다. 안건 부결을 막기 위해 투표 중단이라는 전례 없는 결정까지 내릴 정도로 메인넷 통합에 대한 두 재단의 의지는 매우 강하다. 지난달 25일 진행된 질의응답에서 클레이튼 재단은 투표가 부결되더라도 재투표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클레이튼 재단 관계자는 “재투표를 할 의향이 있다는 것일 뿐 부결 시 재투표가 확정된 건 아니다”라며 “투표와 이에 따른 GC와의 논의에 많은 자원을 들이고 있어 아직 메인넷 통합 이후 세부 계획은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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